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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결' 하자더니 '진흙탕' 된 경기지사 선거
남경필 "포퓰리스트·부적합 후보" 주장에 이재명 "남경필 돌발행동…도민 실망"
2018-05-14 14:22:37 2018-05-14 16:33:2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경기도지사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을 언급하며 부적격 후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남 후보는 이 후보를 '포퓰리스트'에 빗댄 데 이어 이번에는 '패륜' 이미지까지 덧씌웠다. 이 후보까지 남 후보를 '빈 깡통', '무지하거나 악당'이라고 대응에 나서면서 기대를 모았던 정책선거는 실종됐다는 비판이 불가피해졌다.
 
14일 남 후보는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을 언급, 공세에 나섰다. '형수 욕설' 사건은 이 후보가 2014년 셋째형 이재선씨 내외와 벌어진 다툼을 계기로 형수에 욕설이 담긴 내용으로 통화한 일이다. 남 후보는 "이 후보의 충격적 폭언 음성파일을 들었고, 상식 이하의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당의 판단에 따라 유세 중 해당 파일공개 가능성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남 후보는 전날에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회견을 열고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일로 6·13 경기도지사 선거는 네거티브 선거가 됐다는 지적이다. '형수 욕설' 사건은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2016년 민주당 대선경선 때도 제기돼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닌 데다 현행법 위반과도 무관해서다. 일각에서는 남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려고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두 후보는 그간 무상복지와 버스 준공영제, 광역서울도 등의 현안에서 팽팽히 맞선 터라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정책대결이 예상됐다. 하지만 남 후보는 9일 출마선언 후 줄곧 이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만 주력하고 있다. 남 후보는 9일에도 이 후보의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주장, "경제도지사 대 포퓰리스트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5월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경기도 양평군에서 열린 '제8회 경기도 장애인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그동안 네거티브 대응을 자제한 이 후보가 맞대응에 나서면서 정책선거 실종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다. 애초 이 후보는 남 후보의 출마선언에 "경기도민의 삶을 바꾸고 남북 화해협력시대에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 적임자가 누구인지 가리는 정정당당한 경쟁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공세가 줄지 않자 11일부터는 이 후보 캠프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남 후보에 대응을 시작했다.
 
'형수 욕설' 건에 대해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해당 건은 선거마다 상대측이 네거티브로 우려먹었지만 실제 효과가 없었고, 이 후보도 수차례 사과하며 해명했다"며 "이 후보와 갈등을 빚은 형은 이미 지난해 고인이 되셔서 이 후보가 가급적 대응을 자제하는 상황인데 한국당과 남 후보가 악의적으로 여론을 선동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변인 논평에서는 "'정책선거'를 공언한 남 후보가 네거티브를 전면에 내세운 돌발행동을 한다"며 "네거티브로 경기도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선거의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남 후보를 '빈 깡통', '무지하거나 악당'이라고 반박했다.
 
네거티브 공세 속에 이 후보는 당초 예정된 후보 간 토론회를 불참하기로 했다. 오는 15일 이 후보와 남 후보는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주관한 방송토론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13일 토론 불참을 통보, 남 후보 단독으로 토론을 하게 됐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토론회 불참은 지난주 결정됐고, 토론 질문이 편향돼 불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협회 측은 "토론 질문은 회원사 회원들과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2월부터 수차례의 협의해 취합, 후보 간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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