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둥지 떠나는 건설사들…불황에 이전 늘 듯
입력 : 2018-05-15 16:31:10 수정 : 2018-05-16 08:43:04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강남권에 둥지를 틀었던 건설사들이 비강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비용절감, 신사옥 건립 등 배경은 제각각이다. 다만 금융위기 이후 강남을 떠나는 건설사들이 늘었다는 점에서 최근 건설업 불황으로 인해 비강남권으로 이동하는 건설사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강남시대를 마무리하고 서초구 우면동으로 사옥 이전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안에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현재 강남구 역삼동 빌딩을 임차해 쓰고 있는 상황이다. 계획대로 본사 이전이 진행될 경우 올해 안에 임차 생활을 마감하고 자체 사옥 시대를 시작하게 된다.
 
앞서 강남권에 위치한 건설사들은 속속 비강남권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6년 판교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판교에서 또다시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옮겼다. 그러면서 서초사옥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산업개발은 30여년간의 강남시대를 접고 용산에 둥지를 튼 지 7년째다. 지난 2004년 삼성동에 아이파크타워를 짓고 신사옥을 마련했지만 이후 7년 만에 용산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는 용산 아이파크몰이 임대로 어려움을 겪은 데 따른 결정이었다.
 
현대산업개발이 용산구로 이전한 2년 뒤 동부건설도 강남을 떠나 용산으로 본사를 옮겼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다. 동부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분양 등으로 재무사정이 악화됐고, 2013년 당시 미분양 사업장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손실폭이 늘었다. 그러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용산 내 소유한 빌딩을 매각했고, '세일즈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빌딩을 팔면서 해당 건물을 임대 받아 사용하기 시작했다.
 
포스코건설은 개발사업을 책임지며 강남을 떠난 사례다. 송도개발을 맡은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0년 본사 사옥을 강남에서 인천 송도국제도시내 신축사옥으로 옮겼다.
 
향후 강남 내 본사를 둔 건설사는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강남 일대에 건설사들이 많았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임차료를 줄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기존 사옥을 임대로 전환하면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각 사마다 이전 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재무구조 일환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라는 점에서 업종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강남에 본사를 가지고 있는 건설사 중에서도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가 경영위기로 빌딩을 매각하고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다"며 "임차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강남권에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로 등 강남 일대.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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