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규채용 늘렸지만 특채전형 불이익 우려
지방대학 추천자 가산점 존폐 기로, 경단녀·고졸 채용규모는 불투명
입력 : 2018-05-17 08:00:00 수정 : 2018-05-17 08:22:41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채용비리 사태로 홍역을 치른 은행권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채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에 따라 대졸 신입 행원 채용에만 집중하면서 지방대학추천자, 경력단절여성 등 특별전형 지원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와 10여개 시중은행 등 은행권 공동으로 마련한 채용절차 모범규준은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에서 외부 위원 참여가 의무화된다. 특히 채용비리 사태에서 문제가 된 학교나 연령, 성 차별은 물론 임직원이나 외부 추천에 따른 가산점제도가 전면 폐지된다.
 
임직원 자녀나 임원 추천자에 대한 가산점 부여가 불합리한 채용 기준이라는 시각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지방 소재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추천하는 인재를 채용하는 '지역인재 할당제'까지 특혜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특별전형 확대는커녕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에서는 지역인재할당제를 창구로 경영진의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상태"라며 "지방 소재 학교로부터 우수 졸업자를 추천을 받는 소위 '대학추천제' 방식이라 특혜성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모범규준이 강제 사항이 아니라 은행 자율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으로 지원자의 출신지나 학력을 일체 배제하도록 하고 있는데, 지방 출신자라는 이유로 가산점을 부여할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시행했던 지역할당제가 대폭 축소될 경우 지역출신 인재들의 진입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방은행 관계자들은 "아직 하반기 채용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대책을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흥하기 위해 신규채용에 집중하면서 경력단절여성(경단녀) 등 재취업 수요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은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를 예년 수준 이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의 채용 대상은 대부분 대졸 신입 행원으로, 경단녀나 고졸 우수자 채용 계획은 미정인 곳이 대부분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시채용 성격이라 수요가 있을 때마다 검토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 경단녀 채용을 강조하자 2015년에만 1000명이 넘는 경단녀 채용 계획을 밝힌 것과는 대비된다.
 
은행권의 다른 관계자는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도입하는 유연근무제가 도입되고 정규직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라는 정부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경단녀 등 재취업 채용에 대한 경각심은 예년보다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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