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상 기대하는 ‘버닝’에게 흙탕물 끼얹은 낯뜨거운 이유?
입력 : 2018-05-16 15:17:37 수정 : 2018-05-16 15:17:3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X맨’이라고 한다. 자기 편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적대적 관계의 숨은 스파이를 뜻하는 이른바 은어다. 지난 8일 개막한 제 71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을 타진 중인 이창동 감독 신작 ‘버닝’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기서 ‘X맨’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일부 언론이다. ‘버닝’ 측은 이래저래 속앓이만 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상식 밖의 부추김과 낯뜨거운 오해에서 시작됐다. 무례한 취재 행위도 한 몫 했다. 내용은 이랬다.
 
우선 주인공은 두 명이다. 먼저 ‘버닝’에서 미스터리한 남자 벤으로 출연한 스티븐 연.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미드 ‘워킹데드’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한국계 배우인 그는 봉준호 감독 ‘옥자’에 출연하면서 한국 영화와 첫 인연을 맺었다. ‘버닝’은 그의 두 번째 한국 영화다.
 
 
 
그는 앞서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메이헴’ 감독 조 린치가 SNS에 올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국내 언론에 된서리를 맞았다. 조 린치 감독이 올린 사진은 한 소년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티셔츠와 액세서리를 착용한 모습을 담았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욱일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단 점은 분명 논란이다. 이후 스티븐 연은 온라인에 한국어와 영어로 된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한글과 영문 사과문 늬앙스가 묘하게 달랐다. 이를 두고 국내 언론은 더욱 물고 뜯었다. 이후 진짜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에서 칸 영화제 현장으로 향한 그는 현지에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 불참을 선언했다. 사실 선언이 아닌 예정된 일정이었다. ‘버닝’ 측 관계자는 16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욱일기 논란에 대한 불쾌함 혹은 국내 언론 외면이) 절대 아니다”면서 “이미 (논란 이전에) 미국 측 에이전시와 합의된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스티븐 연은 칸 현지에 머무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 대신 공식 일정만 참여하는 것으로 ‘버닝’ 측 관계자들과 사전에 합의를 했다. 국내 홍보에서도 매체 인터뷰 대신 무대 인사 등 관객과의 만남에 더욱 치중하겠단 뜻을 전했다는 것.
 
‘버닝’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인 신예 전종서 논란은 더욱 낯뜨겁다. 15일 오후 포털사이트는 전종서의 공항 출국 모습을 담은 사진 기사로 도배가 됐다. 사진 속 전종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고 때로는 옷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 기존 연예인들의 출국직전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사는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해 전종서의 언론 응대 에티튜드를 비난했다. 이날 함께 출국한 ‘버닝’ 주연 배우 유아인의 능숙한 대처와는 사뭇 달랐다. 논란이 불거지자 전종서 소속사 측은 사과문에 가까운 해명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언론의 무리한 취재와 전종서의 태도를 지적하는 글로 양분됐다. 참고로 이날 출국 현장은 ‘버닝’ 측이 언론 시사회 이전 각 언론사에 ‘비공개’란 점을 분명히 공지한 바 있다. 그리고 전종서 역시 칸 현지에 도착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 불참을 선언했다. 여러 언론은 이에 대해서도 비난 글로 대응했다.
 
영화 '버닝' 스틸. (위)스티븐 연 (아래) 전종서. 사진/CGV아트하우스
 
‘버닝’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터뷰 불참 선언이 아니다”면서 “전종서 역시 사전에 칸 현지에서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안 하는 것으로 사전에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 국내 입국 뒤 홍보 일정에선 전종서가 언론 인터뷰를 홀로 진행한다. 유아인과 감독님은 언론 인터뷰를 안 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됐다”면서 “결과적으로 칸 현지에선 감독님과 유아인 그리고 국내에선 전종서가 역할을 분담하는 것으로 결정된 사인이다. 스티븐 연은 국내에서 관객들과 접점을 늘리는 홍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논란 이전에 모두 정리가 된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버닝’은 현지 시간으로 16일 오후 6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에 들어간다. 국내에선 언론 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가 됐지만 칸 영화제 상영 원칙에 따라 리뷰 엠바고가 설정됐다. 이후 폐막식인 19일 오후(현지시간)쯤 ‘버닝’ 수상 여부가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화려한 잔칫상을 눈앞에 두고 뜬금없는 논란 흙탕물에 빠진 ‘버닝’이다. ‘버닝’을 흙탕물로 떠밀어 버린 것은 공교롭게도 국내 일부 언론이다. 앞뒤 맥락을 떠나서 논란의 실체가 오해인지 무례함인지 단순한 ‘이슈 만들기’인지 그것도 아니면 이른바 ‘길들이기’인지 궁금하다. 16일 오후 3시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버닝’의 사전 예매율은 5.9%, 사전 예매량은 1만 9856명이다. 감성 섞인 만들어 진 논란에 예비 관객들이 얼마나 수긍을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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