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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코스닥 벤처펀드, 향후 과제는)③금융당국 개선방안 놓고 사모펀드 '불만' 공모펀드 '아쉬움'
사모 "수익률 보장 힘들어져" vs 공모 "규제 해소됐지만 혜택 편중"
2018-05-18 08:00:00 2018-05-18 0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코스닥 벤처펀드가 흥행 속에서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자 금융당국은 발빠르게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업계의 불만과 아쉬움은 여전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다음날인 이달 1일 코스닥 벤처펀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당국은 대형펀드에 불리한 공모주 배정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펀드 순자산 규모를 고려해 공모주가 배정되도록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사모펀드는 장기투자 유도를 위해 1년 6개월의 환매금지 기간을 두고 이를 준수하는 경우에 한해 공모주 우선 배정 참여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모펀드가 공모주 혜택만 받고 단기간 내에 차익을 실현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펀드 설정 1년 이내에 청산하는 운용사를 불성실 기관투자자로 지정하기로 했다.
 
이같은 개선사항이 공개되자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49인룰'(투자권유대상을 49인 이하로 한정)이 있는 사모펀드와 달리 가입자수 제한이 없는 공모펀드의 펀드별 순자산 규모가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사모펀드는 172개가 있으며 이들의 총 설정액은 1조7322억원이다. 이를 단순계산하면 펀드별로 평균 100억원을 차지한다. 반면 공모펀드의 경우, 10개의 펀드가 있으며 총 설정액은 6727억원이다. KTB코스닥벤처펀드에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대부분 사모펀드보다 순자산 규모가 크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10%의 수익률을 제시했었는데, 공모주 배정 방식이 바뀌면서 수익률 악화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당장 청산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
 
공모 운용사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는 나온다. 개선사항을 통해 공모펀드에 불리했던 규제는 해소됐지만 특정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이 마련됐다는 불만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대표는 “순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벤처기업 신주, 코스닥 신주 편입비율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 이로 인해 2000억원이 넘게 몰린 KTB자산운용에게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개선사항으로 KTB운용에 공모주 우선 배정이 유력해졌고, 이를 통한 코스닥 신주 편입 비율도 높일 수 있어 가장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적격기관투자자(QIB)에 등록된 무등급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편입 허용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원했던 것은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 유도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공모와 사모가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이번 개선은 기존 규제를 새로운 규제로 바꾼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3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는 코스닥 벤처펀드 간담회를 갖고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신항섭 기자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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