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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연1.50% 동결…"3% 성장세 유지"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한은 "고용부진등은 우려"
2018-05-24 16:17:42 2018-05-24 16:17:42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논쟁 와중에서 당초 전망했던 3% 성장경로가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지만, 한층 커진 대내외 불확실성에는 경계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1.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국내경제 성장세는 4월 전망(연간 경제성장률 3.0%) 경로와 대체로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7월 기준금리 인상의 가늠자였던 소수의견은 등장하지 않았다.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나가겠다는 기조도 유지됐다.
 
이 총재는 "지난달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 않다"며 최근 쏟아지는 경기침체론에 선을 그었다. 다만 경기침체론의 근거가 되는 고용부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3개월 연속 취업자수 증가폭이 10만명 초반대에 그치고 있어 고용상황이 부진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저임금 영향뿐 아니고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기저효과 등 여러 요인이 혼재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던 자신의 발언은 이같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성장세에 대한 판단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동반되는 소비자물가 급등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1%대 중반에서 하반기로 가면서 1%대 후반, 유가상승이 더해져 (그보다) 조금 더 오른다고 해도 물가 급등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물가안정이라는 통화정책 목표와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기준금리 인상횟수가 1차례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나타난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서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날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과 6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기정사실화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조만간 50bp(1bp=0.01%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최근 자본유출이 있었던 나라들의 정책금리는 오히려 미국보다 높다. 자본유출은 내외금리차 외에 더 큰 요건이 경제 펀더멘털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대외건전성을 양호하게 유지해서 외부충격에 대한 흡수력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하고, 구조조정이나 생산성 향상 노력을 통해 잠재수준의 성장을 지속가능하게 끌고 가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다만 6월 FOMC 결정이 일부 신흥국에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보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될 경우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은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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