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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현장24시)⑩경북지사,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
"이번에 경북서 일 한번 내겠다"
"역전시켜 달라"는 응원이 에너지…한달새 1.5만km 활보
2018-05-28 08:56:47 2018-05-28 13:41:22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이번에 일 한번 내겠습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 표정은 밝았다. 자신에 찬 목소리가 크게 전달됐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이철우 후보를 상대로 30~4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나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대로 좁혀졌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 영향을 준 듯 했다.
 
이날 동지고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린 포항 종합운동장에 파란 점퍼 차림의 오 후보가 등장했다. 그가 “도와주십시오. 도지사 꼭 만들어주십시오. 오중기입니다” 하자 뒤에서 참석자들이 “찍어줄게예~” “오중기! 오중기!” 하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17회 졸업생 최모씨가 “6.3%! 신문 봤다. 쭉쭉 올라가더라”며 오 후보의 어깨를 두드리자 그는 “역전시켜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가 27일 포항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지고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석해 유권자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오 후보는 현재 보수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경북에서 급격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지율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 건 불과 보름 전이다. 3배 넘게 벌어지던 이 후보와의 격차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북매일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 후보 지지율은 30.8%로 이 후보(37.1%)와 거리를 6.3%포인트 정도로 줄였다. 두 후보 간 격차가 30~40%에 달했던 이달 10일, 15일에 비해 괄목할 만한 중간 성적이다.(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이런 성적은 오 후보가 열심히 뛴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핵심요직에 있던 오 후보의 이력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또 야권의 공천 후유증에 따른 보수유권자 지지표 분열이라는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6시 어김없이 출근길 시민을 상대로 득표활동을 시작했다는 오 후보. 그는 “경북 땅이 넓어 하루 일정은 늘 밤 12시경 끝나 피곤하다”면서도 “다행히 학생운동하며 단련한 게 목소리고 체력”이라고 강조했다. 포항 북구를 지역구로 둔 한국당 김정재 의원을 운동장 초입에서 만났다. 오 후보가 “도와주소”하며 너스레를 떨자 김 의원이 웃으며 “난 우리당 도와야지” 답한다.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가 27일 포항 종합운동장에 만난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유세 짬짬이 오 후보와 대화를 나눴다. “시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요구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첫손에 꼽아야 할 것은 경제문제”라고 말했다. 인구 소멸위기가 걱정되는 경북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미래 성장 동력을 꾀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행에 따른 길목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울진·영덕 등 경북 동해안을 물류 거점과 관광벨트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중국·북한·한국·일본을 잇는 철도, 고속도로, 바닷길이 생기면 동해안을 거친다”며 “동해안을 평화관광벨트로 육성하고 물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장용선 수행팀장이 “5대 공약과 15대 실천방향은 모두 접근성에 있어 매우 세밀하다. 구체화한 데이터로 실행 가능성도 높다”고 거든다. 그러면서 “오 후보가 청와대에 근무하며 균형발전 선임행정관으로 일한 경력 자체가 강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직통 아니겠나”라고 했다.
 
포항시의회 유일한 민주당 의원인 김상민 포항시의원 후보(39세)가 합류했다. 그는 “경북 민심 변화가 보이느냐”며 “지역특성상 더 많이 현장을 누벼야겠지만 경북은 현재 북방경제협력이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영일만 철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다. 남북 평화의 분위기가 공고하게 구축된다면 그 기대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항역에서 만난 아기엄마 39세 김모씨가 “포항서 나고 자라 보수성향이 주입된 게 사실이지만 요즘 인터넷 경북지역 맘카페만 봐도 온통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얘기다. 경북 역시 민주당에 쏠린 표심이 읽힌다”고 말한 게 생각났다.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가 27일 포항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지고 체육대회에 참석해 이재도 경북도의원 후보와 덕담을 주고 받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가 27일 포항 장성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사진/차현정 기자
 
오전 10시 반. 포항 장성교회에 도착하자 이 교회 목사와 장로들이 “오 집사 왔느냐”며 그를 맞는다.  오 후보 선거캠프의 이시우 노동위원장은 “선거 운동 한 달 이동거리만 1만5000km가 넘는다”고 했다. 그는 “하루 5~6개 일정을 소화하며 포항에서 경산 들러, 영천 갔다 경주 가는 식”이라며 “수행팀도 모두 하루 서너시간 쪽잠자는 고된 일정이지만, 빨갱이 소리 들으며 운동하다 ‘무조건 경북 좀 바까달라’하는 시민들 목소리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가 27일 영천공설시장 상인들과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예배를 마치고 다시 유세를 위해 영천시장으로 갔다. “오중기입니다”를 연신 외치는 그에게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물었다. 그는 “무조건 승리”라고 했다. 장 팀장은 “득표 당선 기대치가 적다가 여론조사 수치가 오르니 중앙당의 지원도 적극적”이라며 “이제 보여줄 것은 경북의 변화 조짐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일뿐”이라고 말했다.
 
27일 포항 죽도시장. 사진/차현정 기자
 
오중기 후보 약력 ▲1967년 경북 포항 출생 ▲영남대 철학과 ▲18·20대 포항시 북구 국회의원 후보 ▲문재인 대통령후보 경북 상임선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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