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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래미안, IoT 도입 첫발…주택사업 차별화로 재시동
내년 분양물량부터 적용…분양시 옵션으로 선택가능
2018-05-28 16:35:27 2018-05-28 16:35:27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삼성물산이 아파트에 차별화된 시스템을 도입한다. 내년 분양 물량부터 아파트 내 사물인터넷(IoT)상품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년 넘게 주춤했던 주택사업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스마트미러로 에너지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임효정 기자
 
2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 내 마련된 '래미안 IoT홈랩' 체험관. 현관에 들어서면 스마트미러가 가족구성원을 인식한다. 구성원이 미리 입력해놓은 취미, 관심뉴스 등 정보를 토대로 업데이트된 소식이 거울에 나타난다. 침실에 들어가거나 잠을 잘 때는 그에 맞게 미리 입력해둔 정보대로 온도와 조명을 맞춰준다. 잠에서 깬 후 화장실로 향하면 자신의 건강상태는 물론 날씨, 관심뉴스 등이 거울 위에 표시된다. 이 같은 기술이 접목된 54평형의 체험관은 다음달 1일부터 소비자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주방에서는 음성인식을 통해 가전기기 제어가 가능하며, 인공지능을 통한 레시피 제안 기능, 미세먼지 감지시스템 기능도 갖췄다. 사진/ 임효정 기자
 
삼성물산이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기존 음성명령과 동작을 통해 시스템을 제어하는 것을 넘어 입주민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정보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래미안 IoT홈랩 개발을 담당한 김명석 삼성물산 상품디자인그룹 상무는 "지금까지 고객과 기기의 연결이었다면 고객과 집이 연결돼 집안에 있는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래미안 IoT홈랩 개발에는 삼성전자, 삼성SDS, 하만 등 13개 기업이 함께했다. 신성E&G는 미세먼지를 세척해주는 에어워시 시스템을, 하츠는 후드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참여했다.
 
건설업계에서도 건설상품과 전자·통신사의 상품을 통합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하지만 개별기기를 제어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차별화도 마감재, 디자인 등 하드웨어 측면만 강조돼왔다. 때문에 이번 삼성물산의 도전이 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다.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파트에 실제 접목시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삼성물산은 내년부터 분양하는 래미안에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분양 후 3~4년 후 입주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2년쯤에는 체험관 속 아파트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체험관내 설치된 모든 기술을 내집에 접목할 경우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옵션은 개개인이 선택 가능하며 패키지 등을 통해 선택하도록 구성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이라 비교할 수 있을 만한 기준이 없다"면서도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체험관에 방문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신규 상품에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상품디자인그룹 상무가 래미안 홈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임효정 기자
 
이번 신사업을 통해 삼성물산이 다시 주택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2015년 9월 이후 아파트 신규수주와 재개발 수주가 전무하다. 일각에서 주택사업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 측은 저가 수주 경쟁은 피하고 사업성과 입지가 좋은 단지의 수주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일모직과의 합병이슈, 건설사업 과정에서의 소송 등으로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만한 환경이 아니었을 수 있다"며 "이번 기술은 국내 주택사업을 겨냥한 것인 만큼 이는 주택부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수주가 뜸하면서 몇년 후에는 공사를 앞둔 물량도 줄어들 것"이라며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 수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주택사업에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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