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지방선거, '아이언맨'을 뽑아야 한다
입력 : 2018-06-04 06:00:00 수정 : 2018-06-04 06:00:00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얼마 전 한국에서 개봉한 마블의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천만 관객을 훌쩍 뛰어 넘었다.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어벤져스’에 열광하는 이유가 단지 많은 개봉관 숫자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에 대한 관심과 그 기대에 부응하는 내용이 더 큰 이유를 차지한다. 제작사인 마블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관심을 만들어왔고 마침내 실사 영화를 시리즈로 만들어 각광받고 있다. 어벤져스에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아이언맨’이다. ‘아이언맨’은 풍부한 상상력과 과학적인 아이디어가 결합된 최고의 캐릭터다. 망치 하나로 세상을 평정하는 토르처럼 비현실적이지도 않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4차 산업혁명이 절정을 이루는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진다면 아이언맨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아이언맨’에 팬들이 더 열광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언맨의 리더십 때문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도 호평을 받지만 어벤져스 동료들에 배려와 사람들에 대한 희생 정신은 남다르다. 지도자감으로 보면 볼수록 멋진 캐릭터가 ‘아이언맨’이다.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선 당선자 규모에서 지방선거는 같은 전국 선거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압도한다. 기본적으로 7장의 투표 용지에 표기를 해야 하고 재보궐 선거가 있는 지역은 모두 8장에 자신의 판단을 표시해야 한다. 당선자 규모에 있어선 다른 선거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제7회 지방선거는 무려 4000명 넘는 당선자가 배출된다. 유권자들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지역 일꾼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배출된다. 그들이 만들어낼 세상은 지금까지와 다른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다. 지방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 침체되어 있고 GM의 한국 공장 폐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압박, 중동 지역의 전쟁 불안 등으로 대외 여건 역시 좋지 않다. 동네 민주주의를 이끌고 무너진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적임자일지를 선택하는 일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권자들도 준비는 되어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8%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누구를 뽑을지 결정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 ‘공약’이 3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인물, 정당, 경력 순이었고 ‘지역 연고’는 2%에 불과했다. 선거를 앞두고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유권자들의 태도가 과거보다 더 합리적으로 변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는 데 달려있다. 광역단체장으로 출마한 후보들이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다고 하지만 기초와 광역의회 그리고 교육감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떨어진다.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어느 후보가 출마했는지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광역단체장 출마 후보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61%로 절반을 넘겼다. 그러나 기초단체장은 43%로 유권자 절반 이상이 누가 출마하였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마한 후보자들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좋은 후보를 감별해내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더 심각한 것은 교육감 출마후보가 누구인지 아는 비율은 31%에 그쳤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 3분의 2는 교육감, 광역의원, 기초의원 출마자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셈이다.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게 되면 지지하는 정당에만 의존해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데다 정당 소속도 아니라 진보인지 보수인지 이념 성향에 따라 투표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약을 기준으로 삼아 후보자를 결정하겠다는 유권자의 의지가 무색해진다. 지방선거의 취지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복원이었다. 살고 있는 지역의 작은 규칙까지도 중앙정부의 결정이 아닌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에 대한 관심은 햇수를 거듭해도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없다면 ‘아이어맨’처럼 능력 있고 리더십 있는 지도자를 발굴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슈를 앞두고 있어 선거에 대한 관심이 실종되어 버렸다. 아무리 일상이 바쁘더라도 후보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언맨’ 같은 당선자를 뽑을 수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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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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