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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폭행' 조양호 한진회장 부인 이명희씨 영장 기각
2018-06-04 23:08:22 2018-06-04 23:08:22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각종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등의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가까스로 구속을 피했다.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4일 "범죄혐의 일부의 사실관계 및 법리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피해자들과 합의한 시점 및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피의자가 합의를 통해 범죄사실에 관한 증거인멸을 시도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누구한테 죄송하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여러 분들께 다 죄송하다"고 했다. 반면 '전지가위를 던진 적이 있는지', '직원을 회유한 적이 있는지' 등 혐의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 이사장은 특수상해와 상해, 특수폭행과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총 7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1년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총 24차례에 걸쳐 폭언과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서울 평창동 자택 출입문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향해 가위를 던지고 차에 물건을 실어두지 않았다며 운전기사의 다리를 걷어 찬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이사장은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됐다. 이 이사장은 지난달 28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회장의 큰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밀수 혐의로 4일 오전 10시 인천 본부 세관에 출석해 "죄송하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에서 구매한 개인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대한항공 항공기로 몰래 국내로 가지고 온 혐의를 받는다. 조 전 부사장과 같은 혐의로 이 이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한 조사도 이어질 방침이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역시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조 사장이 1998년 인하대 경영학과에 편입할 당시 편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틀간 현장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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