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판사들···서울중앙지법 부장회의, 다수 불참으로 결의 못해
서울회생법원·부산지법·대전지법도 수사촉구 의결 없이 "후속 조치 필요"
입력 : 2018-06-05 18:16:35 수정 : 2018-06-05 19:24:33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4일에 이어 전국법원 판사들이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사법 농단’을 안건으로 판사회의를 이어갔지만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회의는 참석 인원 부족으로 결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4일 오전 11시 40분께 서울중앙지법 내 113명의 부장판사중 64명이 참여해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뜻을 모았다. 이후 추가안건을 논의해야 했지만 의사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다음날 오전으로 회의가 미뤄졌고 5일 역시 같은 이유로 판사회의가 이어지지 못했다.
 
의사정족수는 참석 인원의 절반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다시 회의실을 찾은 부장판사가 56명 미만이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회의에 참여했던 일부 판사가 다시 오지 않은 것이다. 다시 회의에 참석한 부장판사들은 회의 대신 간담회로 대체 진행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공식적 간담회라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대전지법도 이날 오후 12시50분부터 전체판사회의를 열어 사법부의 신뢰회복 방안 등 의견을 교류했다. 이날 전체 판사 80명 중 55명이 참석해 현 상황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법 역시 의견 표명에 관한 결의는 별도로 실시하지 않았다.
 
부산지법에서도 배석판사들이 비공개회의를 열고 판사들의 입장과 요구사항 등을 의결했다. 판사들은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밝혀진 사법행정권 남용과 사법부 독립 저해 행위에 대하여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참담함을 느끼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사태의 의사 결정, 기획, 실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자에 대한 수사 요청을 포함한 모든 실행 가능한 후속 조치를 촉구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서울회생법원에서도 34명의 판사 중 28명이 참여해 별도 의결 없이,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에 동감하며 재발방지 방안과 추가 수사 및 조사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휴일인 6일 현충일 이후에도 판사회의가 이어진다.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들은 8일 오후 5시 서울행정법원 9층 소회의실에서 사법행정권 남용사태를 안건으로 회의를 연다. 다만, 이 법원 단독판사들과 배석판사들은 따로 회의를 열지 않고 서울행정법원 소속 전국법관대표회의 대표자를 중심으로 의견을 취합한 뒤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이 확산되면서 각급 법원에서는 연일 판사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모습.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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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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