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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첫 정규직 전환 SKB 홈앤서비스, 29일 파업
임금체계·유연근무제 놓고 충돌…노사 입장 평행선
2018-06-13 15:17:15 2018-06-13 15:22:29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문재인정부에서 민간기업의 정규직 전환 첫 사례로 주목받았던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가 파업 사태를 맞게 됐다. 노사는 노동위원회에서 막판까지 이견을 좁힌다는 방침이지만, 파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민주노총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9일부터 1박2일 동안 근무를 거부하는 전면 파업에 나선다. 홈앤서비스로 전환을 거부한 SK브로드밴드 하청업체 3곳의 조합원은 파업에 찬성, 쟁의권을 확보했다. 원청인 홈앤서비스 소속 조합원은 18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원청 소속 조합원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모든 조합원이 쟁의권을 갖는다. 
 
희망연대노조 SKB비정규직지부 조합원이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노조는 지난해 7월 하청업체에서 원청인 홈앤서비스로 고용이 승계된 뒤 최초로 파업을 진행한다. 홈앤서비스는 SK브로드밴드가 하청업체 직원들의 직접고용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노사는 최근 1년 동안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의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했다. 회사는 실적급 체계를 유지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홈앤서비스로 고용되지 않은 하청업체 소속 직원을 직접고용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원·하청 간 계약은 오는 31일 만료된다.
 
올해 임단협도 난항이다. 홈앤서비스가 현장직을 대상으로 유연근무제 도입을 요구하면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회사는 7월부터 주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설치·수리기사의 근무시간을 4가지 방식으로 나눠 연장근로를 없앴다. A·B타입(오전 9시~오후 6시·주40시간), C·D타입(정오~오후 9시·주40시간)으로 구분되며, B와 D타입은 토요일에 일한다. 2주 간격으로 근무시간을 바꿔야 한다. 노조는 근무방식을 바꿀 경우 특정 시간에 작업이 몰리거나, 야간근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사는 인터넷·케이블 등을 설치하기 위해 전신주·옥상 등에서 고소작업을 한다. 야간작업을 할 경우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연장근무수당이 주는 문제점도 있다. 노조는 이와 함께 교섭에서 시급 1만원 수준의 기본급(월 209만원)과 근속수당 및 감정노동수당 도입도 요구했다. 
 
홈앤서비스는 문재인정부 출범 첫 정규직 전환 사례로 주목받았다. 간접고용 형태가 확산되면서 하청업체 노사 갈등이 심화됐지만, 원청은 고용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하청업체 어려움을 외면했다. SK브로드밴드는 홈앤서비스를 설립해 4500명의 하청업체 직원을 직접고용했다. 노조는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동시에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처우개선에 있어서는 소극적이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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