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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남북 경협 준비 본격화
포럼 및 TF 구성 박차…대우건설 상설조직화 격상 등
2018-06-17 12:38:44 2018-06-17 12:38:44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가장 먼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대규모 포럼을 추진하고, 일부 건설사들은 대북사업팀을 만들어 준비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남북 경협을 준비하기 위한 건설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미 지난 7일 삼정KPMG가 주최한 ‘남북경협 비즈니스전략포럼’이 열렸다. 여기에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등 대북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해 건설사들이 대거 참석해 남북 경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남북물류포럼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대한건설협회는 이달 중 남북 경협에 관심 있는 건설사와 연구기관, 공기업, 학계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통일건설포럼’(가칭) 개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협회는 당초 지난달 개최하려 했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포럼은 남북을 잇는 철도와 도로 등 단순 인프라 구축 사업을 넘어 통일 한국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건설사들도 남북 경협 준비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기존 태스크포스(TF)팀을 상설 조직으로 격상해 북방사업지원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과거 현대건설과 함께 북한 경수로사업을 진행했고, 경의선과 경원선 복원 등 철도사업 등에 참여한 바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북한지역 공사실적 집계(1999~2012년 기성액 기준)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440억원으로 건설사 중 5위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상무급 임원을 팀장으로 하는 남북 경협 TF를 꾸렸고, 포스코건설과 GS건설도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다. 토목과 전력 등 인프라사업 담당자 10여명을 배치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대림산업 역시 남북 경협 TF를 신설하고 인력 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북사업 경험이 가장 많은 현대건설은 아직 별도 팀을 꾸리지는 않았다. 경험이 많아 그만큼 자심감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직 유엔의 대북제재 등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들이 TF를 꾸린다고 해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시각이다. 이들은 민간 건설업계보다 정부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해외 자본이 먼저 진입할 경우 대북사업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경계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실 팀을 꾸려도 업계에서 뭘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자료나 뒤져보고 있는 것이 전부”라며 “문제는 대북 사업 발주가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는지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가 주도할 수 있고, 해외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국관리소(CIQ) 출입 게이트.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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