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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한국지엠 부활 선봉장 '이쿼녹스'
안정성·차체경량화에 방점…햅틱시트 진동 경고로 위험 감지
2018-06-19 16:10:06 2018-06-19 16:10:06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부터 출시설만 무성했던 한국지엠의 '이쿼녹스(Equinox)'가 드디어 이달 초 모습을 드러냈다. 이쿼녹스는 올 초만 해도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이후 법정관리 논란 등으로 출시 여부조차 불투명했지만, 지난 7일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이면서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이쿼녹스는 올해 한국지엠의 부활을 이끌 주력 모델로 기대 받는다. 현재 국내 중형 SUV 시장은 현대차의 '싼타페', 기아차의 '쏘렌토' 양강구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이쿼녹스가 변수로 부상했다. 이쿼녹스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과 추분을 의미하며, 차량 개발의 모든 분야에서 '균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한국지엠은 19일 개최된 이쿼녹스 미디어 시승회에서 이쿼녹스의 장점으로 안전성과 차체 경량화를 꼽았다. 이쿼녹스는 지난해 미국 신차 평가 프로그램의 안정성 종합평가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으며, 이전 모델보다 180kg 가벼우면서도 차체 강성은 20%가량 향상시켰다. 조환철 한국지엠 차량개발본부 차장은 "이쿼녹스의 고강성 경량 차체는 충돌사고시 충격 에너지를 분산하고 운전자와 동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한다"면서 "엔진과 브레이크의 중량 부담을 줄여 제동을 포함한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과 연비 향상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의 중형 SUV 이쿼녹스의 모습. 사진/한국지엠
 
시승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도 파주 부근 카페까지 왕복 100km 구간에서 이뤄졌으며, 시승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이쿼녹스 프리미어'였다.
 
차에 오르니 브랜디색과 검정색으로 이뤄진 인테리어 분위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일반적인 무채색 계열보다 밝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출발과 함께 '햅틱 시트(무소음 진동 경고시스템)' 기능을 시험했다. 햅틱 시트는 그동안 캐딜락 등 고급 모델에만 채택됐지만 이쿼녹스에는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됐다. 갑작스럽게 앞차와의 거리를 좁히거나 차선을 이탈하자, 시트 쿠션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경고음 대신 시트 쿠션의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면서 "운전자만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동승자가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쿼녹스의 내부 모습. 브랜디와 검정색 조합으로 구성됐다. 사진/김재홍 기자
 
이쿼녹스에는 요소수 방식의 첨단 배출가스 제어 시스템을 탑재한 1.6리터 CDTi 디젤 엔진이 장착돼 최대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2.6kg.m를 제공한다. 다만 가속페달을 밟아도 생각만큼 가속이 되지 않았으며, '스포츠 모드'가 없는 점도 아쉬웠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은 "이쿼녹스는 패밀리 SUV를 표방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주행성능에 중점을 뒀다"고 답했다. 주행 중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안전사양도 갖췄다.
 
차량 내부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을 비롯해 4개의 스마트폰 충전 USB 포트, 220V 인버터를 장착해 다양한 전자기기 사용과 충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리어 범퍼 하단에 부착된 센서에 발이 인식되면 트렁크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는 '핸즈 프리 파워 테일게이트'의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운전자가 양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때 이 기능을 사용하면 짐을 내려놓지 않아도 트렁크를 열 수 있다.
 
이쿼녹스에는 전자식 AWD(All Wheel Drive) 시스템이 탑재됐으며, 이를 통해 주행 상황과 도로 환경에 맞춰 전·후륜 구동력을 자동 배분한다. 버튼 조작으로 온·오프를 설정할 수 있으며, 구동력 배분이 불필요한 경우 오프를 선택하면 된다. 이날 시승 환경에서는 미끄러운 빗길이나 빙판길, 가파른 오르막길이 없어 기능 검증에 한계가 있었다. 이쿼녹스의 공인 복합연비는 13.3km/ℓ이며, 시승에서는 13.0km/ℓ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쿼녹스의 가격은 LS 2987만원, LT 3451만원, 프리미어 3892만원이며, 전자식 AWD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200만원이 추가된다. 다만, 경쟁 차종인 싼타페와 쏘렌토의 디젤 모델 가격대가 각각 2895만~3710만원, 2785만~37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쿼녹스의 가격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쿼녹스의 뒷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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