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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A 공급과잉 한숨돌리나 했더니…EU 환경규제가 발목
LG화학·금호피앤비화학 "아시아지역에 주로 수출…EU 규제 영향 미미"
2018-06-25 15:23:15 2018-06-25 15:23:15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유럽연합(EU)이 오는 9월부터 플라스틱 식품용기에 쓰이는 비스페놀A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국내 화학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은 중국과 인도 등 주로 아시아지역에 수출하고 있어 EU의 환경기준 강화에 따른 수출량 감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향후에는 비유럽지역으로 EU의 환경 기준이 확대될 수 있어 마냥 안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2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9월6일부터 플라스틱 식품용기 내 비스페놀 A 함유량을 제한한다는 규정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비스페놀A 최대 허용량은 kg당 0.6mg에서 0.05mg으로 대폭 낮아진다. 3세 이하 영·유아용 플라스틱 물병과 컵에는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비스페놀A는 페놀과 아세톤을 촉매로 반응시켜 얻는 백색의 결정고체로 도료와 페인트, 캔음료 내부 코팅제, 생수통, 밀폐용기, 영수증 용지 등을 만들 때 쓰인다. 2000년대 들어 비스페놀A가 내분비 교란물질을 포함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각국 정부는 사용량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는 LG화학과 금호피앤비가 각각 45만톤 규모의 비스페놀A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수년간 공급과잉으로 비스페놀A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했으나 최근 건축, 전자 소재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스프레드(제품과 원료가격의 차)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EU가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사업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인도, 일본, 태국 등 주요 시장이 아시아지역이기 때문에 EU의 규제로 인한 수출량 감소는 미미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 회사 관계자는 "EU에 비스페놀A를 수출하고 있으나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도료와 페인트,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용으로 비스페놀A를 공급하고 있어 규제의 직접적인 대상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비스페놀A 생산업체들보다 이를 구매해 가공하는 플라스틱 제조사들이 환경규제 강화의 가시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EU의 규제 강화 바람이 다른 지역으로 번지면, 비스페놀A를 만드는 제조사들도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현재는 아시아시장에 주력하고 있고, 주로 산업현장에 쓰이는 용도로 만들고 있어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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