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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떠난 DB…친구 최연희는 남았다
2018-06-27 11:59:49 2018-06-27 15:32:23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최연희 전 의원이 여전히 DB(옛 동부CNI)에 몸담고 있다. 김준기 전 회장과의 친분으로 DB에 몸을 맡길 때부터 논란이 됐던 그다. 그는 김 전 회장이 성추문으로 자의반 타의반 그룹을 떠났음에도 회장 직함을 달고 DB를 지키고 있다. 별다른 역할도 없이 고액 연봉만 받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연희 전 의원. 사진/뉴시스
 
27일 DB 등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직함만 회장일 뿐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실질적 업무는 곽제동 대표이사(부회장)가 총괄한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사무실을 제공받고 고액의 연봉을 꼬박 챙겨간다. 등기임원이 아닌 탓에 그의 연간 급여 규모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DB 등기임원의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액(2억5400만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 관계자는 "연배 등을 감안해 사장급 이상으로 예우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이 최 회장을 영입한 시점은 지난 2014년 4월이다. 두 사람은 고향(강원도 동해) 동문(송정초·북평중)으로, 1944년생으로 나이가 같고 유년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영입 당시 그룹 측은 "최 회장이 건설, 농업 분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회장이 과거 여기자 성추행, 불법 정치자금 등의 논란에 휩싸였던 데다, 경영에도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김 전 회장의 '내 사람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검찰 공안 출신인 최 회장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이던 지난 2006년 한 여기자의 가슴을 만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도 떠나야 했다. 또 2007~2009년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나 지난 2013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김 전 회장 역시 성추문 끝에 평생을 일궜던 그룹을 떠나야 했다. 아울러 그가 큰 역할을 해낼 것이라던 건설·농업 분야는 현재 DB그룹에 남아있지 않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 끝에 2016년 6월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에 팔렸다. 팜한농(구 동부팜한농)도 2016년 4월 LG화학에 매각됐다.
 
제조 계열사들이 차례로 매각되면서 DB그룹은 현재 사실상의 금융그룹이 됐고, 김준기 전 회장 장남인 감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버지(김준기 회장)가 영입한 인사를 아들인 김남호 부사장이 내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그룹 내에서 최 회장 거취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있는 인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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