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시도조차 불가능했던 한국형 SF, 이젠 가능하다
김지운 ‘인랑’ vs 김용화 ‘더 문’ vs 윤제균 ‘귀환’
2018-06-27 17:35:40 2018-06-29 09:18:4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과거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분야다. 하지만 이젠 가능해졌다. 내로라하는 국내 흥행 감독들이 SF장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할리우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상상의 세계가 충무로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다음 달 개봉하는 김지운 감독의 ‘인랑’부터 ‘신과 함께1, 2’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의 차기작 ‘더 문’ 그리고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감독 타이틀을 보유한 윤제균 감독의 ‘귀환’이 충무로에선 금단의 영역으로 자리했던 SF영역에 도전한다.
 
가장 먼저 개봉을 앞둔 ‘인랑’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오시이 마무로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2차대전 패전 후 암울한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통제된 일본 사회를 그린다. 김 감독은 국내 정서에 맞게 남북한 통일을 앞둔 근 미래로 영화적 배경을 설정했다. 2029년이 배경이다. 불과 10년 뒤의 모습이기에 SF 장르를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원작 속 등장하는 ‘강화복’과 각종 첨단 무기 체계 및 시스템이 고스란히 등장할 예정이다. ‘인랑’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존 한국영화 장르에서 보지 못했던 비주얼이 많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좌) 윤제균 감독 (우) 김용화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용화 감독과 윤제균 감독의 신작은 ‘우주’가 배경이다. 먼저 김 감독의 ‘더 문’은 우연한 사고로 우주에 홀로 남겨진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무사 귀환 시키려는 지구의 또 다른 남자의 필사적인 상황을 그린다. 할리우드 영화 ‘마션’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다.
 
김 감독의 ‘더 문’은 그가 수장으로 있는 ‘덱스터스튜디오’의 기술력이 집약된 새로운 비주얼의 장르가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VFX(시각효과)기술력을 보유한 덱스터스튜디오는 ‘신과 함께 1,2’에 등장한 지옥의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해 낼 정도로 독보적인 VFX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윤 감독의 ‘귀환’ 역시 ‘더 문’과 마찬가지로 우주에 남겨진 한 남자의 지구 귀환을 그린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불의의 사고로 남겨진 한 남자의 지구 귀환 스토리가 그려질 예정이다. 할리우드 영화 ‘그래비티’를 떠올리는 스토리다. 제작사인 JK필름 측은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스토리를 연출해 온 윤 감독의 스타일을 접목해 새로운 한국형 SF영화를 만들겠단 계획이다.
 
이처럼 그동안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못했고 또 도전할 엄두조차 못했던 SF장르가 속속 기획되는 것은 스토리와 자본 그리고 기술 발달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해 말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440만을 동원한 ‘신과 함께’의 성공은 국내 VFX기술력의 진일보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불리고 있다.
 
 
 
앞서 언급된 세 편의 영화 중 한 작품에 관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27일 오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기술력의 부족으로 SF장르가 활성화 되지 못했던 지점이 많다. 스토리는 전 세계 어떤 감독들과 견줘봐도 국내 감독들의 연출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술이 가능해지면서 스토리와 결합하고 흥행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 분석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자본까지 투여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이 될 것이기에 철저한 기획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관객들에게 임팩트를 줘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야 할 듯하다. 단순한 기술 세리모니가 아닌 스토리와 결합된 한국형 SF장르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