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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단위 장학금 지급도 학교차별, SKY대생에게 집중
장학재단 68곳 중 57%…강원, 경북 특히 심해
2018-06-29 16:20:46 2018-06-29 16:20:46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비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군 단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국내 장학재단들의 지원 대상이 특정 명문대 학생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하 사교육걱정)에 따르면 군 단위 장학재단 74개 중 자료를 확보한 68개 장학재단의 올해 장학생 선발공고문을 조사한 결과, 39개 장학재단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스텍 대학 등 주요 대학 합격생에 소위 ‘명문대 진학’ 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조사 대상 장학재단의 5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조사지역 중에서는 강원도와 경북이 각각 9개 군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북, 전남, 경남이 각각 5개군, 충북이 4개군, 충남이 2개군으로 나타났다. 이들 장학재단들은 대부분 재단법인 형태로 지자체 출연금과 기탁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었다. 
 
사교육걱정은 “명문대를 진학했다는 이유만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건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특정대학 진학자들을 우대하는 평등권 침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장학재단들은 장학금 신청자의 가정형편, 경제적 수준, 학교 성적, 학교장 추천 등 일반적 심사기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명문대 합격생이라는 이유로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전남 무안군 장학재단의 경우 선발 공고문에서 ‘명문대’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입학생들에게 ‘성적우수 장학금’이란 명목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또 이에 해당하는 특정 대학명도 별도 표기해 특정되지 않은 소위 비명문대 진학자들을 차별하고 있었다. 
 
사교육걱정은 특정대학 학생들에게 주는 이러한 장학금은 다른 일반장학금과 비교해  볼 때 공평하지 않고, 특혜성이 두드러져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장학금액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경남 합천군의 경우 대학생 일반 장학금 중 성적 우수자 장학금액은 150만원이었지만 ‘우수대학 진학장학금’(특정대학 진학 장학금)은 서울대 1000만원,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스텍은 500만원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특정대학 진학 장학금’ 심의기준과 규정이 장학재단 운영 조례에 명시되어 있지 않거나 조례 시행규칙에서 정한다고 해 놓고 누락되어 있는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사교육걱정은 국회에 지자체의 차별 관행을 철폐하고 평등권 실현이라는 책무를 위해서라도 출신학교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 공동대표는 “지자체의 학벌차별 관행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며 “반복적으로 시행되어온 해묵은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 특별한 의무를 부여하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1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들이 '기업의 출신학교 차별 채용에 대한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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