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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금호타이어 원재료값 급등…'박삼구 지원' 동원 의혹
타이어코드 구매가격 2015년부터 급등…공급사들은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2018-07-09 18:38:10 2018-07-10 11:22:5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그룹 재건에 금호타이어도 동원한 의혹을 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로 경쟁사들과 보폭을 맞췄으나, 2015년부터 한 자릿수로 추락하며 고전했다. 공교롭게도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효성과 코오롱 등을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인 해부터 타이어의 핵심소재인 타이어코드 구매가격이 급등하며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었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영업이익률 10.42%를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5년 4.47%로 추락한 데 이어 2016년 4.07%, 2017년 -5.46%로 해마다 급격히 악화됐다. 반면 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2014년 15.44%, 2015년 13.77%, 2016년 16.66%, 2017년 11.65%를 기록하는 등 매년 영업이익률 10%대를 유지했다. 업계 3위 넥센타이어도 마찬가지다. 2014년 11.86%, 2015년 12.24%, 2016년 13.09%, 2017년 9.44%로 지난해를 제외하고 두 자릿수의 이익률을 지켰다. 
 
 
금호타이어가 '나홀로 부진'에 빠진 원인은 경쟁사와 비교해 원가가 지나치게 높은 탓으로 드러났다. 금호타이어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70.5%에서 지난해 83.86%로 치솟았다. 같은 시기 한국타이어가 61~65%대, 넥센타이어가 63~68%대인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타이어의 핵심소재인 타이어코드 가격을 보면 2015년을 기점으로 원가 경쟁력에서 확연한 열세를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4년 공급사들로부터 타이어코드를 톤당 276만7019원(사업보고서에 기재한 2627달러를 2014년 연평균 원·달러환율 1053.3원으로 환산)에 샀다. 277만5913원에 구매한 한국타이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288만4050원으로  3사 중 가장 비싸게 구매한 뒤 3년째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2위의 지위를 감안하면 넥센보다 원료 구매협상력이 떨어질 리도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금호타이어의 원가경쟁력이 취약해진 근본 배경에는 박 회장이 무리한 '그룹 재건'을 추진한 데서 비롯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15년 말 금호산업을 채권단에서 인수할 당시 박 회장은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기업을 설립하고 효성과 코오롱, CJ 등 10여개 기업을 전략적투자자로 유상증자에 참여시켰다. 당시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공급사들에게 원료를 비싸게 사주는 조건으로 SI 참여를 독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업 간 거래가 '주고받는' 관계가 기본인 만큼 아무런 반대급부 없이 투자에 나섰을 리 없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경우 박 회장의 배임 책임을 묻는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코드 원가가 경쟁사보다 높은 원인은 트럭·버스용보다 비싼 승용차용 타이어 생산 비중이 크고, 고가의 보강재를 사용하는 타이어 생산량이 많은 데 있다"며 "금호산업 인수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한 기업에 비싸게 타이어코드를 샀다고 하는 것은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매출액 대비 원가 비중이 높은 것과 관련해서도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타이어 판매 가격이 낮기 때문에 원재료비 비중이 그만큼 높아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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