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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중소기업 수출, 돌파구 찾아라)①말뿐인 중소기업 글로벌화…수출 수년째 제자리걸음
역대 정권 수출지원책 효과 없어…대기업 편중 여전
2018-07-16 06:00:00 2018-07-16 06:00:00
대기업 중심 정책 구조는 한국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켰지만, 대기업의 수출 편중과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산업 생태계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쇠락을 막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경제살리기'의 해법으로 중소기업 중심 경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정책 기조에 따라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 역할로 대두되고 있지만 수출 비중은 여전히 미진한 실정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 기업인들이 바라는 실질적인 수출 대책을 모색하고자 먼저 중소기업 수출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수년째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정권마다 각종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펼쳤지만 실제 수출 증대에는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약 573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대기업(3756억달러)이 65.5% 비중을 차지했다. 중소기업(1061억달러) 비중은 18.5%에 그쳤다.
 
통계청에서 집계 가능한 2009~2017년 기업규모별 수출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2009~2013년의 경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수출 비중이 감소하고, 대기업의 수출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2014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2016년 20.1%까지 늘었지만, 2017년 다시 18.5%로 주저앉았다. 중견기업도 연도별 중소기업과 비슷한 등락 추세를 보이며 2017년에 2009년과 동일한 15.8% 비중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2017년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2009년 대비 2.6%포인트 하락한 반면 대기업은 2.7%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추세는 2018년 1분기에도 계속되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기업규모별 수출비중은 대기업 60%, 중소기업 18.5%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경제력도 대기업 위주로 심화된 양상이다. 통계청의 '2015년 경제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매출액은 4325조7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기업이 46.1%(1995조8027억원), 중소기업이 53.9%(1995조8027억원)를 차지했다. 사업체 총 영업이익은 301조9809억원이며, 대기업이 41.9%(126조5750억원), 중소기업이 53.1%(175조4059억원) 비중을 보였다. 반면 사업체 수는 총 360만4773개로 중소기업이 99.9%(360만882개)를 기록했다. 대기업은 3891개로 0.1%에 불과했다.
 
하도급에만 의존하는 중소기업도 문제다. 중소기업은 내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수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유지하는 판매 형태를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2015년 중소기업의 판매형태별 판매비중은 대기업 납품 29.9%, 다른 중소기업 납품 47.6% 등으로 내수가 91.3%를 차지했다. 수출은 8.7%에 그쳤다.
 
다만 전체에서 수출 비중은 줄었지만 수출품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2017년 중소기업 수출품목 수는 9613개다. 2013년(9119개)에 비해 500여개가 늘었다. 중소기업이 수출 다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수출다변화 확대를 위한 정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선임위원은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가 급속하게 진전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에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며 "내수 중에서도 하도급에 의존하는 비중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납품하는 사업구조는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수출 중소기업이 많이 생겨야 또다른 신생기업도 나오고 일자리도 생기고 결과적으로 한국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의 수출 다변화 및 대외 경쟁력 확보 등 수출 구조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가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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