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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성향 안따지고 변액보험 판매한 생보사 '제재'
미래에셋·ING·KB 등 6곳…적합성 진단 '미흡'
2018-07-16 15:26:53 2018-07-16 15:26:53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고객의 성향을 따지지 않고 변액보험에 가입시킨 생명보험사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미래에셋생명보험, ING생명보험, KB생명보험, 메트라이프생명보험, 카디프생명보험, PCA생명보험 등 6개사를 대상으로 경영유의와 경영개선 등 기관 제재를 내렸다. 이들 생보사는 변액보험을 판매하기 전에 필수로 해야하는 '적합성 진단'을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것으로, 보험료(적립금)의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발생한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투자상품인 만큼 위험성이 높고 중도에 해약할 경우 원금을 크게 잃을 수 있어, 보험사들은 이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하기 전에 적합성 진단을 진행해야 한다.
 
적합성 진단은 고객의 투자성향과 보험료 납입 능력, 투자위험 감내 수준, 중도해지 가능성 등을 보험사가 사전에 확인하는 절차다.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이 항목 중 단 하나라도 부적합한 답을 내놓으면 변액보험을 권유하지 못하도록 했다. 상품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소비자가 '묻지마'식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미래에셋생명은 적합성 진단 기준을 점검하는 컴플라이언스팀내 인력이 부족해, 직원 1명이 여타 업무를 병행하면서 변액보험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또 적합성 진단 판정 결과 '판매 부적합'에 해당하는 점수기준을 낮게 설정해 진단의 실효성을 떨어뜨렸다.
 
KB생명은 적합성 진단 준수를 확인하는 자체점검 기준이 미비하고, 내부 적합성 판정 기준도 불합리한 측면이 있어 개선이 요구됐다. 특히 투자 경험 등 답변을 복수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을 제한 없이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계산해, 지나치게 높은 점수가 나오도록 했다.
 
메트라이프생명과 ING생명보험은 변액보험 가입이 부적합하다고 분석된 보험계약자에 대해 자필서명 확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변액보험계약을 권유했다. 특히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일반보험이나 주식·채권에 가입하려던 소비자에게 변액보험을 팔아 총 503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카디프생명은 적합성 원칙 준수에 대한 자체점검 기준이나 절차를 마련하지 않아 보험계약자 정보확인서에 작성일자가 누락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금융상품을 제대로 판매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반기 대규모 미스터리 쇼핑을 준비 중이다. 특히 어려운 구조 탓에 불완전판매가 일어나기 쉬운 변액보험을 미스터리 쇼핑 대상 중 하나로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면밀한 점검 과정을 거친 뒤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최근에 불완전판매가 금융권에서 상당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감독당국이 사전적인 소비자보호 장치의 틀을 만들고, 금융회사들과 전쟁을 해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사진/ 뉴시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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