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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모멘텀 못찾는 증시)1년 전으로 돌아간 증시 시계
급락 이후 2300선 맴돌아…낮은 실적 기대감·무역분쟁 우려에 제자리
2018-07-20 08:00:00 2018-07-20 08: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스피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국 금리 상승 등 대외 악재가 국내 증시를 덮치면서다. 급경사를 타고 미끄러지던 코스피가 어느 정도 안정세에 들어서기는 했지만 대외 악재가 여전한 데다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아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끌만한 마땅한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증권사들도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2분기 기대를 밑돌 것으로 보이는 기업 실적이 3분기에는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란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현재 코스피는 2300선을 사이에 두고 지루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가 2300선 언저리를 기록했던 것은 지난해 5월 중하순이다. 시계가 1년 2개월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연초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다. 올해 코스피는 기분 좋게 출발했다. 연초 2400 후반으로 시작해 1월 중순 2500선을 넘어섰고, 1월29일 장 중 2607.1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내림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2400 중반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흐름이 일변한 것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다. 정상회담 당일 2470 부근에 있던 코스피는 이후 하루에 2% 이상 떨어지기도 하면서 이달 초 2300선이 무너졌고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수개월간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반도 평화 이슈에 대한 관심이 북미 정상회담 종료로 잦아들고 대신 수면 아래에 도사리고 있던 악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우리 증시를 가장 크게 괴롭히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다.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며칠 뒤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양국간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서로가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두 나라의 무역전쟁은 앞으로도 수개월간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이달 6일 중국에 1차로 관세를 부과한 뒤로는 다소 안정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반등세를 찾지는 못하고 있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상승 동력이 돼야 할 기업 실적이 좋지 못해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실적은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실적 전망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이익수정비율을 보면 마이너스권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 이는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애널리스트의 수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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