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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모멘텀 못찾는 증시)기대 희미해지는 코스피 3천 시대…눈높이 낮추는 증권사
"최고점 경신 기대 여전" vs "강한 반등은 어려울 것" 세부 의견은 엇갈려
2018-07-20 08:00:00 2018-07-20 08: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연초만 해도 올해 증시가 지난해에 이어 상승장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상반기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예상만큼 오르지 못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 등이 국내 증시를 짓눌렀다.
 
올해 농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반기 성과가 예측을 밑돌면서 '코스피 3000 진입' 전망은 소리없이 사라졌다. 하반기에도 강한 오름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상승 추세를 회복하기 힘들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의 상승세만큼은 아니어도 코스피가 최고점인 2600선을 뛰어넘으면서 올해를 마감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사, 코스피 전망치 줄하향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내놨던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최근 들어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3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던 삼성증권은 고점을 2800으로 낮췄고, 최고 3020을 전망했던 케이프투자증권도 2930으로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940에서 2700으로 내렸고, 2900까지 오를 것으로 봤던 하나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2800~2850으로 하향 조정했다. SK증권과 유안타증권, KTB투자증권도 눈높이를 2700선까지 내렸다.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달러 강세와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상반기 오름폭이 생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의지가 강해 달러는 반등했고 무역전쟁 우려까지 커지면서 전망과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며 "무역전쟁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지만 생각보다 갈등이 심각했고 협상이 지연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지수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연준은 올해 3월에 이어 지난 6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렸고 연내 총 4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전에는 연내 3번 인상이 예상됐다.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증폭시키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미·중 양국의 협상이 타결돼도 한국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강한 반등 어렵다" 전망 
 
전반적으로 지수 전망을 하향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올해 1월 기록한 최고점(2607.1)보다 높은 밴드를 제시하고 있다. 눈높이를 낮춘 와중에도 최고점 경신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와 헬스케어가 지수 상승을 이끄는 시장인데 하반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 전망이 상당히 밝다"며 "무역전쟁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코스피가 연초 기록한 최고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강한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하반기 10% 이상 오를만한 확실한 동력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주식시장의 회복 또는 반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단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증시에서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은 중립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근거로는 주가와 관련성이 높은 수출액이 지난해 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고, 기업 이익 추정치도 올해 최고점을 밑돌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연내 최고점 경신이 힘들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특히 신흥국의 상승 잠재력(upside potential)은 낮아지고 하락 위험(Downside Risk)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가 2600선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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