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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전면파업…정상화까지 난항
노조 "최소한 고용에서 공감대라도 형성 안 되면 더 강도 높은 수단 강구"
2018-07-22 17:25:46 2018-07-22 18:34:23
[울산=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1994년 이후 24년 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파업을 철회하고 임금·단체협상에서 사측이 제시한 개정안을 갖고 노조 조합원의 뜻을 묻자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사측의 입장만 반영된 개정안은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버티고 있다. 양보 없는 갈등이 이어지면서 정상화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이 22일로 나흘째를 맞고 있다. 노조는 19일에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부분파업을 했으나 20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최근 울산 기온이 최고 38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지만, 노조는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앞 광장에서 차양막을 치고 철야농성까지 돌입했다. 20일 기준 전체 노조원 1만5000명 중 사측이 파악한 파업 참가인원은 600명, 노조 측이 파악한 인원은 1200명 수준이다.
 
이번 파업은 올해 임단협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노조는 지난 17일 열린 교섭에서 기본 요구안보다 임금 인상분을 절반 정도 낮춘 기본급 7만3373원 인상을 요구했다. 성과급 지급기준 확정, 고용안정협약서 작성, 직무환경 수당 상향 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도 사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사측은 일감 부족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과 월차 유급휴가 폐지 등을 제시하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특히 사측이 해양플랜트사업본부 2000여명에 대한 무급 휴직을 추진, 노조와 갈등을 봉합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 전경과 19일부터 24일까지 전면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 사진/뉴스토마토
 
처음에 노조가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은 노조의 일방적 단체행동을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파업참가 강요와 작업 방해, 사내질서 위반 등을 할 경우 불법 파업으로 간주하고 엄정 대처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어 20일부터는 "우선 파업을 철회하고 회사의 상식적인 제시안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자"며 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노조가 파업을 감행, 국민적 불신이 대상이 되면서 회사의 수주에도 악영향이 생긴다"며 "회사 사정이 많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노조와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의 제안에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 제시안에 대해 고용안정에 관련해서만 보면 교섭 때 이야기한 내용이 반영된 게 전혀 없고 여전히 사측의 입장만 강행한다"며 "조합원에게 물어보자고 하는데, 파업 자체를 조합원의 결의로 한 만큼 물어봤자 부결될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초 교섭 때 불성실하게 임한 게 사측"이라며 "사측이 손을 내밀었는데도 노조가 거부했다는 말하려는 꼼수"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일단 24일까지 예고된 파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후 28일부터 여름 집중휴가를 갔다 온 후 8월 둘째주부터 다시 이 문제로 사측과 교섭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처음부터 이달 24일까지 파업을 하는 것으로 정해놨고, 그 안에 어떻게든 사측과 협상을 보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고용부문에서라도 협상 또는 최소한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차후 더 강도 높은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산=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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