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금융당국, 첫 정무위 업무보고…규제개혁 입법 탄력 기대감
정무위, 절반 가까이 물갈이…수장들 엇박자 가능성도 관심
2018-07-24 19:08:59 2018-07-24 19:08:59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정무위원회 첫 업무보고를 앞둔 가운데, 국회에서도 두 금융당국 수장이 금융현안을 둘러싸고 온도차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새롭게 구성된 20대 후반기 국회 정무위가 이날부터 본격적인 상임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정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25일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완화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재입법을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새롭게 진용을 꾸린 정무위와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첫 공식 만남을 갖는 자리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정무위를 구성하는 상임위원 24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면서, 그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규제개혁에 대한 입법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특히 은산분리 규제의 경우 법안 완화에 부정적이었던 여당 의원 다수가 정무위를 떠난 상태라, 지난 국회에 비해 처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그동안 각종 금융 현안에 대한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의 입장이 갈렸던 만큼, 국회에서 두 사람이 정무위들의 민감한 질의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금융 현안마다 상반된 시각을 보여왔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을 둘러싼 온도차는 아직 진행 중이다. 최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회계기준 변경과 관련해, 위반 혐의를 밝히기 어렵다며 금감원에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한 재감리를 요청했다. 사실상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반면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의 회계변경을 고의 분식회계로 판단해왔다.
 
이 밖에도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키코(KIKO) 재조사, 은산분리 완화 등 여러 현안을 두고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이 의견차를 보여왔던 만큼, 정무위원들도 금융감독당국의 엇박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효력을 상실한 기촉법도 논의 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기촉법 일몰을 앞두고 법 효력 연장을 위한 개정안을 처리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지만, 국회의 거듭된 파행으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금융회사들은 기촉법을 대신에 채권단의 75%만 동의하면 워크아웃을 추진할 수 있는 협약을 맺어 기업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자율협약인 탓에 법적 강제력은 없다.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각종 현안도 쟁점에 오를 전망이다. 업무보고에 이어 진행되는 의원 질의 과정에서 은행권의 부당 대출금리 부과 문제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보험사의 상속형(만기환급형) 즉시연금 문제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치는 보험업법 개정도 논의 대상 중 하나다.
 
금융당국도 첫 업무보고를 앞두고 사전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무보고에 앞서 어떤 질의가 나올지 예상되는 내용을 뽑아보는 등 사전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보고 당일에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 임원들은 지난 20일 정무위 소속 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업무설명회를 열고 금융 현안과 하반기 과제를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올 하반기 정무위원들의 협조를 구해야 할 입법 과제가 산적한 상황인 만큼, 정식 업무보고 전에 금융현안에 대한 정무위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정무위 관계자는 "정무위원의 상당수가 바뀌었고, 새로 합류한 분들 중에는 정무위 경험이 없는 의원들도 있어 이런 자리가 마련됐으면 했다"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 당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에 대한 설명이 주로 나왔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