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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노조 "박삼구 회장 퇴진, 박찬구 회장에 도움 요청하라"
2018-07-25 16:14:30 2018-07-25 16:17:4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와 노동조합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하라고 촉구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와 노조는 25일 발표한 '회장님과 경영진에게 진심을 담아 마지막 충언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박삼구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이어 "박찬구 회장(사진)에게 과거에 대한 사과와 미래를 위한 협조를 요청하라"고 전했다.
 
박삼구,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을 겪다가 2010년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갖고 계열분리했다. 다만 박찬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1.98%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있다. 최근 SK그룹 인수설이 제기되자 직원들이 한때 한지붕 아래에 있던 박찬구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SOS(긴급도움 요청)'를 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지난 7월1일부터 기내식 대란이 촉발된 이후 집회를 열어 박삼구 회장과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퇴진을 촉구해왔다. 노조는 "반년 내 돌아오는 2조원의 만기채권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며 "법정관리와 제3자 매각 같은 상황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길 것"이라고 경영진 책임을 재차 요구했다.
 
이어 노조는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동계 스케줄부터 전면 재조정하고 각 기종별 여력기를 운영하라"며 "충실한 정비와 안정적 항공기 운영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 2~3종으로 기종 단순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직정상화를 위해 업무도 조직도 직원도 모르는 임원과 팀장을 교체하고 현장과 업무, 직원을 챙기는 존경받을 수 있는 임원과 팀장을 세우라"며 "진급 적체부터 해소하고 내부 고객 만족이 외부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명제를 새기라"고 했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요구했다. 노조는 "각종 비정상 상황의 최일선에서 몸이 바스러지며 고객의 욕받이가 돼가는 승무원의 비행패턴을 과거수준으로 복원하라"며 "그룹재건 때문에 보상하지 못한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성과금과 임금 인상, 임금피크제 개선으로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또 탄력운영제 폐지와 지상서비스직원 정규직화도 요구했다.
 
아울러 노조는 "직원연대와 노조는 아시아나항공을 가장 사랑하는 내부 구성원"이라며 "노동자를 협박하는 자세를 그만두고 조속히 노동자 대표들과 논의와 협의의 장을 마련해 대화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노조의 지속적인 집회 실시에 강한 유감과 우려를 전달해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측은 "자체적 노력 없이 회사 내부 문제를 무분별하게 외부로 공론화하는 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어렵게 쌓아올린 회사의 브랜드 가치만 손상시키는 무분별한 행동"이라며 "극성수기를 맞아 모든 현장이 분주한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지조차 분명하지 않은 맹목적 집회를 4차례나 실시했다는 책임 있는 노조의 자세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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