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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자본 확충 안전판 필요…내년부터 IPO 준비"(종합)
카카오뱅크, 2020년 상장 추진…"금융업 혁신 위해 '은산분리' 필요"
출범 1년간 고객 633만명 달성…수신 8조6000억원·여신 7조원 기록
2018-07-26 15:18:51 2018-07-26 15:18:5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자본 확충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했다.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자본 조달이 한계에 부딪히자, 그 대안으로 IPO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제2금융권과 연계한 ‘연계대출’과 계좌번호 없이도 이용 가능한 ‘모바일 해외 특금 송금 서비스’ 등을 출시해 일상 속에서 쓰임이 많은 ‘라이프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왼쪽부터)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 대표·윤영규·노재균·김호·김주원·김만수·이상원·홍준기 카카오뱅크 사외이사·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 대표가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백아란 기자
 
 
'첫돌' 카카오뱅크, 5초마다 1명씩 가입…은산분리 규제 여전히 '발목'  
 
26일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즈니스 기반을 확대한 후 내년부터 실질적인 IPO를 준비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금융 시장에서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내년부터 IPO를 준비해 2020년경 상장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자본 확충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거쳐 총 1조3000억원 자본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로 인해 지분율 58%를 한국금융지주가 소유하며 당초 계획했던 정보통신기술(ICT)기업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이루지 못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보통주 기준 지분율은 ▲한국투자금융지주(58%) ▲카카오 (10%, 의결권 4%) ▲국민은행(10%) ▲SGI서울보증(4%) ▲우정사업본부(4%) ▲넷마블(4%) ▲ebay(4%) ▲skyblue(텐센트, 4%) ▲yes24 (2%) 등이다.
 
문제는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선 자본여력이 확보돼야 하지만 은산분리로 카카오의 움직임이 제한된 상황에서 한국금융지주 또한 사실상 추가 증자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이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의 경우 은산분리 규제로 유상증자가 불발되며 대출 서비스 중단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추가 증자보다 IPO를 통해 은산분리라는 구조적 한계를 탈피한다는 복안이다.
 
이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여신규모와 증가속도를 봤을 때 특별히 IPO 이전에 자본 확충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양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공동대표 또한 "은행법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맞추는 건 은행의 기본 의무"라며 "자본 확충을 위한 안전판의 하나로 'IPO‘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BIS 총자본비율은 10.96%다.
 
그는 "은산분리와 IPO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은산분리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공동대표는 "은산분리 완화는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본확충의 발판이 마련되면, 여신규모가 커져도 이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했다.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선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IPO전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는 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377억원)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상태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1년 간 금융업 혁신에 이바지했다고 자평했다.
그림/카카오뱅크
 
연계대출·해외송금 서비스로 차별화 추진…"'라이프 플랫폼' 구현할 것"
 
윤 공동대표는 "지난 1년간 5초에 1명씩, 경제활동 인구 10명 중 2명이 카카오뱅크 계좌를 만들었다"며 "은행을 사용하는 게 불편했다면 이것은 일어나지 못했을 일"이라고 피력했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1년간 계좌를 개설한 고객수는 633만명이며, 예적금 등 수신은 8조6300억원, 여신은 7조원이다.
 
이 공동대표는 "불편함이 카카오뱅크를 만들었다"며 "‘같지만 다른 은행’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고, 은행 통합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는 등 여타 시중은행들도 함께 변화된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새로운 것을 내놓고 도전한다는 것은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은행을 넘어서는 은행(Beyond Bank)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 카카오뱅크와 연계한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연계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고객은 연계 금융회사들이 제시한 대출금리와 한도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내년 초 자체 중신용 대출도 내놓을 계획이다. ‘자체 중신용 대출’은 카카오뱅크의 신용에 기반한 대출 상품으로, 카카오택시나 카카오선물하기 등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신용평가시스템(CSS)를 활용해 대출 한도가 정해지는 형식이다.
 
오는 9월 중으로는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용정보 조회서비스는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에서 지문 인증 및 비밀 번호 입력만으로 신용 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다른 금융회사의 카드 및 대출 사용 현황도 조회 가능하다.
 
해외송금서비스도 차별화를 꾀하기로 했다.
 
지난 25일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송금 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과 업무 협약을 맺고 내년 초 ‘모바일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수취인은 웨스턴유니온의 전 세계 55만여 가맹점에서 돈을 찾을 수 있으며, 수수료는 기존 은행 영업점에서 웨스턴유니온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약 30~70% 저렴한 수준이 될 예정이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 서비스에 대한 재해석과 혁신을 통해 은행의 쓰임이 고객 중심으로 확장되고, 고객 개개인의 시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순간에 금융을 소비할 수 있는 라이프플랫폼을 구현해 나가겠다"면서 "수치화된 목표를 제시하기 보다 고객이 차별화됐다고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 중심적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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