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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의 여름나기 ‘휴식 속 경영구상’
통상압박, 신사업 발굴 등 그룹 하반기 과제 산적
2018-07-29 14:42:33 2018-07-29 14:42:3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 여름휴가를 자택이나 해외에서 주로 경영구상을 하면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과 경쟁업체의 추격, 신사업 발굴 등의 과제가 산적한 만큼 총수들은 휴가기간에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여름휴가 계획을 따로 잡지 않고, 당면한 경영현안 해법과 미래 신사업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내 일자리 창출’을 주문받고 최종 결단을 내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다음 달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삼성전자를 방문할 때 이에 대한 대답으로 국내 투자와 채용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부회장은 휴가 기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인공지능(AI), 전장사업 등에 대한 큰 그림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올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유럽, 캐나다, 일본, 홍콩, 중국 등을 방문해 AI 거점을 둘러보고 전기차 기업을 만나는 등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 행보를 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도 예년과 같이 자택에서 휴가를 보내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일 8년 만에 여름휴가 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지난 5월 중단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 등 산적한 과제가 남아있다. 또 유가 상승, 통상환경 악화 등 대외 환경이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휴가 기간 현안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휴가 시점은 7월말~8월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공장은 이맘때 생산라인을 멈추고 직원들이 단체로 휴가를 가기 때문에 주요 임원들도 이맘때 조용히 휴식을 취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휴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여름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딥체인지(Deep Chang)’를 구체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이 참여한 미얀마 보조댐 사고도 측근들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수습 상황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휴가 일정을 취소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LG의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갑작스럽게 회장 직을 맡은 터라 지주사와 계열사의 현안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연말 인사에 앞서 LG그룹의 조직·인사 개편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의)휴가 계획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면서 “현안을 파악하고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올해 여름 서울구치소에서 지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심 판결은 9월말 또는 10월초에 내려질 예정이다. 롯데그룹 경영진도 비상 상황 속에서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사업을 챙기고 있다.
 
허창수 GS 회장은 휴가 기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현안을 챙길 계획이다. 허 회장은 지난 5월 주요 계열사에 남북 경협 국면 가능성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고, 최근에는 외부 업체와 협력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가족들과 모처럼 해외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 회장은 지난 8일 여름휴가를 맞아 일주일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휴가에는 10여명 안팎의 가족 및 수행원 등과 함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경영 복귀 후 가족 및 친지와 함께 하는 첫 휴가로, 경영 구상을 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관련 사업팀에 특별한 언질이 없었던 데다, 유럽에서는 특별한 이슈가 없기 때문에 이 회장이 특별히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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