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작년 말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AML) 준법감시 미비로 거액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뉴욕지점 특별 관리에 나섰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대훈 행장은 최근 스티어링 커미티(Steering committee·운영위원회)를 조직해 6월에 이어 지난 27일 두 번째 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농협은행 미국 뉴욕지점에 대한 종합 컨설팅 지원을 위한 조직으로 이 행장을 비롯해 AML 준법감시 관련 부서와 글로벌사업 담당 부서 임원진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농협은행 미국 뉴욕지점에 대한 예산 및 인력 지원 등을 비롯해 업무 전반을 컨트롤하고 있다.
이 행장이 직접 미국 뉴욕지점 관리에 나선 것은 작년 말 AML 관련 준법감시 미흡을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작년 12월 뉴욕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이같은 이유로 1100만 달러(약 119억원)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AML 관련 시스템과 내부통제 기능이 미흡하고 내부감사인에 대한 본점과 경영진의 관리 감독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았다.
이에 앞서 작년 초에는 시정조치를 받은 뒤 각종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 내용을 보고했지만, 추가 검사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받았다. 이 행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2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뉴욕 출장길에 오른 바 있다.
농협은행은 또한 지난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해외지점에 대한 AML 업무 관리 개선 미이행으로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재차 지적받았을 뿐만 아니라 은행 평판까지 저하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현지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금감원으로부터 잇따라 지적을 받자 이 행장이 직접 나서 사태 해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행장은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지난 5월 준법감시부 내에 있던 기존 자금세탁방지단을 센터로 격상시켰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위원회에 대해 "뉴욕지점에서 AML 준법감시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이 행장 중심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며 "현지 금융당국의 요구처럼 국제적 수준에 맞는 AML 준법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AML 준법감시 관련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는 대로 뉴욕지점뿐만 아니라 은행 전체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현재 외부에 컨설팅 용역을 맡긴 상태다.
이대훈 농협은행장. 사진/농협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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