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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고민 깊어지는 건설사
주택도 해외도 불투명…비주거 상품도 근본 대책 안돼
2018-08-02 14:55:37 2018-08-02 14:55:3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금 창출원 역할을 했던 주택사업이 정부 규제로 미래가 불투명해졌고, 해외사업은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많아 쉽게 뛰어들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지식산업센터나 생활숙박시설 등 비주거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시장이 작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중장기적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 규제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분양시장도 된서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이미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았고, 분양하는 단지마다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지방은 5만2542호가 미분양인 것으로 나타났다. 5월보다 2539가구가 늘었다. 지방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과 수도권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그만큼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산정 협상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분양 일정이 한없이 연장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정부는 높은 분양가를 집값 상승의 한 원인으로 파악하고 HUG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HUG와 분양가 산정에 합의하지 못한 사업장은 임대 후 분양 등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건설사들이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여기저기 숨어 있기 때문이다. SK건설은 최근 라오스에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점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 등 그동안 해외공사에서 뚜렷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대부분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외사업 경험이 부족해 저가수주를 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이에 최근에는 지식산업센터나 생활숙박시설, 상가 등 비주거 상품에 조금씩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주택보다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어 투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광명역 M클러스터 지식산업센터&상업시설', '시흥대야역두산위브더파크 단지 내 상가', '힐스테이트 별내 스테이원 생활숙방시설' 등 비주거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사업만큼 시장이 크지 않아 장기적인 먹거리 사업으로 선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수요가 많은 서울 등은 정부 규제로 물량이 부족하고, 지방은 수요가 없어 지방에서 분양하면 용감한 건설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요즘 건설사들이 미래 먹거리 사업을 무엇으로 해야 되는지 고민이 정말 많다. 그렇다고 딱히 잡히는 것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그래서 눈에 띄지 않게 직원들을 조금씩 줄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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