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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친환경 선박 연료 의무화…최대 수혜주는 SK이노베이션
탈황설비 완공 후 "글로벌 저유황 시장 지위 강화"…국내외 기관 목표 주가 상향
2018-08-05 11:56:20 2018-08-05 11:58:37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18개월 앞으로 다가온 국제해사기구(IMO)2020 발효를 앞두고 저유황유(LSFO)의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도화설비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업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트레이딩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규제 시행을 앞두고 미리 테스트 해보려는 선박 회사들이 늘면서 최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저유황유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국제해사기구는 새로운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2020년부터 적용하기로 최종 승인했다. 해상 선박 연료유의 황함량은 현행 3.5%에서 2020년 1월부터는 0.5%로 크게 낮아진다. 이에 따라 황함량이 0.5%을 넘어서는 고유황 제품들은 규제가 시행되면 선박 연료유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고유황 제품들은 선박용 또는 산업용으로 사용한다. 향후 선박용 수요가 사라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고유황 제품 가격은 추가로 하락해 저유황 제품과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저유황유 제품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올해 에쓰오일이 잔사유고도화시설(RUC)를 가동하면 기존 저유황유는 2차 공정의 원료로 활용해 결국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사라진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여전히 소량만 생산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SK이노베이션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설비를 2020년 7월 완공하면 하루 3만8000배럴 규모의 저유황유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저유황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SK이노베이션이 가장 크게 누리게 될 것으로 정유업계는 전망한다.
 
환경 규제에 따른 시장 변화에 맞서 선제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각도 긍정적이다. 해외 투자 은행과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SK이노베이션을 IMO 2020 규제의 대표 수혜주로 분석하는 한편 투자 의견은 매수로 전환하고,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 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글로벌 경유 재고가 이미 낮지만, IMO의 환경규제가 시행되면 디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경유와 고유황 중질유 간 가격 차이가 늘어 수익이 확대될 것"이라는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가에서 22%를 상향한 25만원을 목표주가(매수)로 책정했다. 역내 경쟁사 대비 높은 중질유 수율과 낮은 고유황 제품 수율, 고유황 원유 믹스 확대 등의 요인을 긍정적으로 꼽았다.
 
해외 선사들 역시 저유황유 도입을 위해 사전 준비 작업을 펼치고 있다. 세계 1~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는 글로벌 오일메이저와 저유황유 공급계약을 맺는 방안을 물밑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수 년간 아시아에서 독보적으로 유지해 온 0.1% 초저유황유 비즈니스 경험과 VRDS 투자를 통한 공급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글로벌 저유황유 시장의 강자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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