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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배달수당 인상 요구 '활활'
"폭염수당 100원 지급하라"…기록적 폭염에 아스팔트는 '한증막'
2018-08-06 16:16:00 2018-08-06 16:25:00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배달 노동자와 택배기사 등이 폭염수당 지급 및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라이더유니온 준비모임' 등 노동단체는 6일 오전 서울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수당 지급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가 맥도날드에 요구한 폭염수당 액수는 건당 100원이다. 맥도날드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위험수당 명목으로 라이더(배달원)에게 배달 건당 100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평소에는 시급(최저임금)에 배달 건당 400원을 받는데, 눈·비가 오는 악천후에는 100원이 더해진다. 라이더는 눈과 비보다 폭염이 노동강도를 높이고, 사고 위험성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라이더유니온 준비모임 등 노동단체가 6일 오전 맥도날드 앞에서 폭염수당 지급을 요구했다. 사진/구태우 뉴스토마토 기자
 
폭염 경보는 섭씨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경우 발령된다. 섭씨 33도 이상은 폭염 주의보 단계다. 아스팔트는 열을 흡수하지 못해 섭씨 30도만 올라도, 도로 위 온도는 50도가 넘는다. 게다가 라이더가 착용하는 헬멧과 청바지는 통풍을 어렵게 한다. 폭염이 라이더 등 배달 노동자들에게 유독 힘든 이유다. 라이더는 폭염시 배달로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낀다고 했다. 일종의 열사병 증상이다. 열사병은 고온의 환경에 노출될 때 체온조절 장해가 생겨 현기증, 두통, 경련이 발생한다. 심각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이로 인해 준비모임은 맥도날드가 폭염 경보 등 특보가 있을 경우 배달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수고용직노동자인 택배기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은 오전에 분류작업을 마치고 오후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하루 중 가장 더울 때가 택배기사가 부지런히 배송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배송을 마칠 때까지 바삐 이동해야 해 따로 휴식시간을 갖기도 어렵다. 하지만 배송수수료는 계절에 관계없이 같다. CJ대한통운의 한 택배기사는 "조금이라도 더 벌려면 더워도 배송을 나가야 한다"며 "이렇게 더울 때는 배송수당이라도 건당 몇 백원 붙으면 그나마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폭염수당을 도입해 업계에서 화제가 된 업체도 있다. 배달대행 서비스업체인 '배민라이더스'는 지난 4일과 5일 이틀 동안 건당 300원의 폭염수당을 배달기사에게 추가로 지급했다. 반면 맥도날드 측은 배달원들의 요구에도 "폭염수당 도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관리할 고용노동부의 행정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사업주는 폭염시 옥외작업을 하는 노동자의 휴식장소를 마련하고, 특보 발령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야외작업은 가급적 중단해야 한다. 고용부는 현장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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