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해외사업 활로 못 찾는 건설사
유럽에 밀리고, 중국에 치이고…일부 건설사 상반기 실적 하락
2018-08-06 15:07:57 2018-08-06 15:07:5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술력에서 일본과 유럽 건설사에 밀리고,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건설사에 치이는 등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고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리는 곳도 없고, 주 52시간 근무로 가격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188억5993만 달러로 전년 동기(175억7033만 달러)보다 7% 늘었다. 전년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2016년 해외공사 수주액이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이후 현재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가 전통적인 해외건설 수주 성수기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해외건설 수주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해외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술력에서 유럽과 일본 업체에게 밀리는 것은 오래된 일이고, 최근에는 중국 건설사들의 저가 수주 공략에 국내 건설사들이 치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재정 지원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술력 개발을 위한 국내 건설사들의 노력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매출액 대비 1%가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올해 1분기에도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전년 동기보다 연구개발비를 삭감했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공사현장에서도 미래를 준비해야 되지만, 여전히 단순 시공에만 편중돼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다. 건설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해외건설 현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 52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력을 더 늘리거나 공기를 더 연장할 수밖에 없다. 주 62시간을 일하는 다른 해외 업체들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일부 건설사들은 해외사업에서 악재를 겪어 올 상반기 실적이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건설 활성화를 위해 출범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한 달 넘게 눈에 띄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중국은 외국에 차관을 빌려주고 중국 건설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이 돈이 없으면 해외건설 사업에서 국내 건설사에 큰 도움을 주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 한 건설사가 건설한 해외 플랜트 현장.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