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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은산분리 완화' 속도전…제3인터넷은행도 가시권
대형 ICT 기업들 후보군 거론…인터파크 "참여 의사 있다"
2018-08-07 17:56:30 2018-08-07 17:56:30
[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완화에 당·정·청이 속도를 내면서 제3인터넷은행 탄생에도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며 은산분리 완화에 힘을 더해준 만큼,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도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과거 인터넷은행에 도전했던 인터파크를 비롯해, 굵직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금융회사와 손잡고 추가 인가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경영의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은산분리 법안이 올 하반기 국회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인터넷은행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도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며 "국회가 나서서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필요한 보완책도 함께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 인터넷은행에 한해서 은산분리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만간 청와대가 주관하는 '규제혁신 점검회의'에서도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가 주요 과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다소 주춤했던 제3호 인터넷은행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으로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내놓은 상태지만, 은산분리 완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은행업에 뛰어들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앞서 은행업에 진출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만 하더라도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시장에 뛰어들었던 케이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각종 규제로 애를 먹는 것을 보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인터넷은행 진출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아예 없었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까지 나서서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분위기가 생긴 데다, 올 하반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면서 이같은 기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3호 인터넷은행 인가경쟁 또한 2015년 못지 않게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벌써부터 나온다.
 
인터넷은행에 도전할 잠재 후보군으로는 인터파크, 네이버, SK텔레콤 등 대형 ICT 기업이 두루 거론된다. 특히 2015년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인터파크의 경우 재도전 의사가 명확하다. 당시 아이뱅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에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이 위험도가 높고 사업운영의 안정성이 다소 취약하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아이뱅크 컨소시엄의 단장을 맡았던 이상규 인터파크 대표는 "첫번째 인가 당시 아이뱅크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아쉽다)"며 "정부가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내주기로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시작한다면, 다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의 은산분리 완화 분위기에 대해서도 "(업계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SK텔레콤도 후보 업체 중 하나다. SK텔레콤은 그간 ICT와 금융을 접목한 플랫폼 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 온 하나금융과 손잡고 '핀크'를 출범하기도 했다. 또 강력한 포털 플랫폼을 등에 업고있는 네이버도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앞서 진출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금융권에서는 교보생명 등 과거 인터넷은행 진출을 타진했던 금융회사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2015년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포함됐다가 뒤늦게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ICT기업의 '기술'과 금융의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컨소시엄 구성 단계부터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인터넷은행을 인가해주는 목적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것이라, 이미 사업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도 차별화되는 혁신을 보여줘야 심사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며 "아이뱅크가 탈락했던 선례를 보면 안정성도 놓쳐선 안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 이후 케이뱅크 부스를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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