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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5번째 출장도 ‘자동차’…삼성 전장 사업 힘 받을 듯
이탈리아에서 영국까지 거치며 자동차 업체와 미팅
2018-08-07 16:31:59 2018-08-07 16:31:59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다섯 번째 출장 목적지는 자동차 업체였다. 올해 다섯 번의 출장 중 세 번의 출장길에서 자동차 업체를 만났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이후 지지부진했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출국해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을 거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미팅을 갖고 지난 5일 김포공항을 통해 돌아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만나 “어제 오셨으면 피곤하실 텐데”라는 김 부총리에 말에 “자동차 업계하고(만나고 왔다)”면서 “괜찮다. 바쁘신 일정에 (평택 반도체 공장에) 와 주셨다”고 답변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올해 2월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이후 다섯 번째 해외 출장이다. 이중 자동차 업체를 만난 것은 세 번째다. 자동차 전장 사업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중국 선전에서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BYD 등 중국 현지 글로벌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6월에는 자동차 전장부품분야 최고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일본을 방문해 우시오 전기, 야자키 등 자동차 부품 전문 업체들과 만나 전장 사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을 통해서는 특정 자동차 업체와의 구체적인 협력이나 인수합병(M&A) 발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다녀간 이탈리아에는 피아트·페라리·람보르기니·마세라티, 프랑스에는 르노·푸조·부가티, 영국에도 맥라렌·롤스로이스·벤틀리·랜드로버 등의 최고급 자동차 업체들이 포진해있다. 특히 이탈리아 전장 업체 마그네티 마넬리는 이 부회장이 지난 2016년 하만과 함께 인수를 추진했던 곳이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차량 부품사업부로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텔레매틱스, 조명, 파워트레인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비록 이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인수 작업이 중단되긴 했지만,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장 사업 강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인수를 재추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의 출장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차량용 부품 공급 확대를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경영권 인수 사례중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지만 편입 이후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하만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조700억원으로 지난해 3월 인수가 완료된 이후인 하반기 매출 4조4100억원보다 7.7% 하락했다. 전장 부문에서 삼성전자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이유로 지적됐다. 삼성전자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SDI 정도만 대형 전지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개발했지만 시장은 아직 일본·대만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사업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물 정도로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 부회장이 전장 사업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삼성전자와 하만의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3억달러(3400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했고, 하만은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전담할 SBU(Strategic Business Unit) 조직을 신설하는 등 세계적인 전장 업체로 올라설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삼성전자의 IT 기술과 하만의 전장기술을 접목해 차량용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디지털 콕핏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고 이 부회장의 관심도 커 보인다”면서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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