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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도 분양도 쌓일 대로 쌓여…물량대란 공포
대형사, 분양계획 미달…중견사, 일정 겹칠까 눈치보기
2018-08-08 15:10:46 2018-08-08 15:10:4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 하반기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물량과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어느 때보다 공급과잉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물량 폭탄은 미입주 우려를 높이고 있고, 여기에 분양물량까지 쏟아지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주요 건설사들은 올 초 계획했던 분양물량에 대한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8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 등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입주물량은 총 22만2000여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13.4%(5만3000여 가구)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경기(7만7398가구)와 서울(2만4656가구)이 가장 많고, 지방에서는 특히 충북 청주시에 1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월별로는 11월(4만8332가구)과 12월(4만1218가구)에 입주물량이 가장 많이 몰려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미입주 공포도 크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세입자를 찾지 못한 집 주인들이 입주를 포기하거나, 지체산금을 내면서 입주를 미루는 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물량 폭탄은 자연스럽게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하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입주가 임박해지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대출 등의 문제로 웃돈이 사라지면서 급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올 하반기 분양물량도 대거 몰릴 것으로 점쳐진다. 올 상반기 지방선거와 월드컵 등 주요 이슈가 겹치면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물량이 대거 쌓여있는 상태다. 연초 계획한 물량의 90% 가량을 분양한 현대건설을 제외하고 계획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아직 분양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줄지어 있다. 올해 가장 많은 3만1351가구 분양을 계획했던 GS건설은 지금까지 9700여 가구를 분양하는데 그쳤다. 올 상반기 2432가구 분양에 그쳤던 현대산업개발도 올 하반기 1만5808가구를 쏟아낼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건설사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분양 계획을 세우기는 했지만, 입주물량과 분양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쉽사리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지방 미분양 물량은 총 5만3가구로 전년보다 5.1%(2539가구) 늘었다. 미분양이 쌓이는 상황에서 호기롭게 분양 일정을 잡기는 힘들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일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특히 분양에 자신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지기는 하겠지만, 지방에서 용감하게 분양하는 건설사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방 분양을 앞두고 있는 중견 건설사 등을 중심으로 분양 일정이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눈치 보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가 시작된 한 아파트에서 이사업체 직원이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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