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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가격 하락세 주춤…삼성·LG 반등 가능?
하반기 가격 전망 엇갈려…“OLED 전환 가속화 해야”
2018-08-09 15:11:03 2018-08-09 15:11:0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지난달 말에 이어 이달 초 또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해 3분기 들어 상승 반전된 모습이다. TV 세트업체들의 패널 수요가 증가했고 업체들의 치킨게임이 진정세에 접어든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TV용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지난달 말 대비 0.4% 상승한 177.0달러를 기록했다. 소폭이지만 2반월 연속 상승세다. LCD 패널 가격은 보름마다 한 번씩 공개되는데, 월초를 상반월, 월말을 하반월이라 말한다. 주로 중소형 패널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32형(인치), 40형, 50형 패널은 모두 7월 하반월 대비 1달러씩 가격이 올랐다. 55형 이하 패널 가격은 초고화질(UHD) 기준으로 160달러에서 161달러로 상승했고, 65형이상 패널은 지난달 하반월 가격을 유지했지만 15개월 만에 가격 하락이 멈췄다.
 
LCD 가격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물량공세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 추락했다. 올해 1월 말 220.1달러였던 가격은 7월 초 176.1달러까지 약 20% 떨어졌다. 이로 인해 LCD 매출 비중이 90%을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적자 전환했고 2분기에는 적자폭이 2배로 커졌다. LCD에서 30%의 매출이 나오는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하락한 14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LCD 가격이 하락을 멈춘 것은 중국 업체들이 공급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3월 10.5세대 공장을 가동하며 LCD 패널을 쏟아냈던 BOE도 치킨게임에 타격을 입었다. BOE가 언제까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시장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가도 반 토막으로 곤두박질쳤다. 중국 LCD 업체들은 32형 등 소형 LCD TV용 패널 생산을 줄이며 수익성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TV 업체들의 재고 확보 필요성이 커진 점도 한몫했다. 상반기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인해 TV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어났다. 이미 재고가 소진된 상황에서 TV 세트업체들은 성수기인 3,4분기를 준비하기 위해 패널을 확보해야 한다. 4분기는 TV 업계의 통상적인 성수기로 중국 광군제, 미국 최대 쇼핑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LG디스플레이가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LCD 가격 상승이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전체 TV 시장의 성장이 멈춰있어 TV 업체들의 재고 수요 확대가 제한적인데다 4분기부터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BOE가 7월 두 번째 10.5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11월에는 나머지 한 개 라인마저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연말 중국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가로 인해 패널 가격이 하락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빠른 체질 개선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매출 비중을 20% 중반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파주 P7, P8 공장 두 곳에서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데, 일부 경쟁력이 떨어진 생산라인은 OLED 패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분간 LCD 생산라인의 OLED 전환 계획은 없지만 향후 충남 아산 A5 공장증설을 통해 OLED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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