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금융권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만명가량을 신규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2004년 주 40시간 노동제를 도입했지만 현실에서는 장시간 노동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노조는 금융권 노동자들이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엠브레인에 의뢰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시간 노동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합원들의 1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52.4시간으로 2명 중 1명이 매일 야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노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 33개 금융기관에서 2만9000명을 신규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금융노조는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도입, 중식시간 동시사용 등 이번 총파업의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불합리한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금융노조는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기 위한 정공법은 신규채용 확대"라며 "실업난에 고통받는 청년 예비 노동자들에게 금융노동자가 '노동자의 방식'으로 제기하는 사회연대의 방편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가 지난 7일 9만3427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7만6778명 중 93.1%(7만1447명)이 총파업에 찬성했지만 파업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용안정성이 좋은 데다 고액 연봉까지 받는 금융권 노동자들이 근로환경 개선을 이유로 총파업을 실시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금융노조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총파업 돌입이 가결된 만큼 '비타협적인 총력투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일과 20일에는 각각 신한은행 본점, 부산은행 본점에서 순회집회를 개최한 뒤 22일에는 한국감정원 본사에서 집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오는 29일에는 서울시청에서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다음달 총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총파업 찬성률에 대해 "사측이 그동안 보여준 안하무인 태도에 대한 분노가 집결된 결과"라며 "반드시 올해 산별임단투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 둘째)이 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주장하며 다음달 총력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