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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다 되는 세상)삼성도 가세…AI 스피커 '춘추전국시대'
SKT·KT·네이버 등 기존주자들도 보폭 확대…AI 스피커 대중화 기대
2018-08-14 06:00:00 2018-08-14 06: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로 시작된 국내 AI 스피커 시장이 열기를 높여가고 있다. SKT, KT 등 이동통신사 중심으로 확장되던 생태계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지면서다. 글로벌 시장 강자 구글도 국내 진출 시기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갔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바클레이센터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언팩 현장에는 주인공보다 더 주목을 이끈 깜짝손님이 있었다.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삼성전자의 첫 번째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홈'이다. 갤럭시홈은 20cm가량 되는 높이에 윗부분이 좁고 아래가 넓은 항아리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내부에는 4개의 스피커와 8개의 마이크가 내장됐다. 빅스비 2.0을 호출해 작동시킬 수 있으며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 집 안의 가전과 연동이 가능하다. 하만의 AKG 스피커를 탑재했으며,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와의 제휴로 서비스 접근성도 높였다. 이지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갤럭시홈은 빅스비를 탑재했고 놀랄 만한 사운드와 우아한 디자인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이날 갤럭시홈은 깜짝손임으로 등장했을 뿐, 출시일이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에서 발표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연팩 현장에서 AI 스피커 '갤럭시홈'을 첫 공개했다. 사진/갤럭시노트9 언팩 영상 캡처
 
갤럭시홈의 등장은 국내 AI 스피커 시장을 다시금 들썩이게 만들었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ICT 기업들이 잇달아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은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도 성장 초기 단계로, 규모를 알 수 있는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가 올해 말까지 국내 AI 스피커 설치 대수가 3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전부다. 업체들이 집계하는 이용자 수 기준도 제각각이다. 지난 2016년 9월 AI 스피커를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SK텔레콤은 6월 말 기준 월간 실사용자가 4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AI 스피커를 비롯해 T맵, 키즈폰, 셋톱박스 등 AI 플랫폼 '누구'가 적용된 모든 디바이스의 대화량을 합친 수치다. KT는 셋톱박스를 겸한 '기가지니' 이외에 휴대용 디바이스인 '기가지니 LTE'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서비스 첫 론칭 이후 18개월 만에 1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게 KT 설명이다.
 
SK텔레콤 '누구'의 월간 실사용자 변동 추이와 KT '기가지니'의 가입자 추이. 사진/각 사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가세로 AI 스피커 시장 확대가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태계 구축이 성장의 필수 요건인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호텔신라, 삼성물산(래미안) 등 계열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상당한 영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다른 업체들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로 연결, AI 스피커의 대중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기존 주자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며 기회 잡기에 한창이다. 편의점, 호텔, 아파트 등 영역을 파괴한 제휴를 통해 대중화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누구'가 일상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명 기능을 결합한 '누구캔들', 자동차 운전대에 부착하는 형태의 '누구버튼' 등 최근 출시한 신모델들을 앞세워 연말까지 실사용자 500만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KT도 올해 안에 기가지니 가입자 150만명을 확보코자 한다. IPTV가 생태계 확장의 중심에 있는 만큼 소리동화, 오디오북, 공룡AR 등 어린이 특화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네이버는 외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 플랫폼 '클로바' 확대를 꾀한다. LG유플러스의 셋톱박스와 결합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LG전자의 AI 스피커 '씽큐 허브'에도 탑재를 마쳤다. LG전자의 자체 플랫폼과 클로바를 모두 담은 씽큐 허브는 디스플레이를 통한 시각적 정보 제공도 구현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 이미 보편화된 자사 서비스와 연동이 된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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