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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후손 만난 문 대통령 “독립운동은 대한민국 있게 한 힘”
독립유공자·유족 대표 토니 안씨 “그들의 용기와 고귀한 희생에 감사”
2018-08-14 14:06:24 2018-08-14 14:06:24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독립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힘이자 정신”이라고 말했다.이날 문 대통령은 생존 애국지사 13명과 국내외 독립유공자 후손 220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김정숙 여사와 함께 한 오찬에는 안중근 의사 증손 토니 안, 안 의사 외증손 이명철 씨, 이회영 선생 손자 이종찬?이종광 씨, 의병장 허위 선생 현손 키가이 소피아 씨 등 국내외 거주하는 후손들이 참석했다.
 
이번 광복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이자 석주 이상룡 선생의 손자며느리인 허은 여사 등 여성 독립운동가 후손 5명도 초대됐다. 석주 선생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국가원수)으로 서로 군정서를 설립하고 그 부설학교인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했다.
 
오찬은 생존 애국지사 이태원 선생의 대표인사, 박유철 광복회장의 건배제의와 문재인 대통령 인사말씀, 기념공연, 참석자 소감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 대표로 안중근 의사 증손 토니 안 씨, 허은 여사의 자손 이항증 씨, 의병장 허위 선생 현손 키가이 소피아 씨가 소감을 말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토니 안 씨는 소감 발표에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암울했던 시기에도 희망의 씨앗을 심고 키워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하셨다. 그 분들의 용기와 고귀한 희생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영빈관 로비에서 초청자 한분 한분을 맞이하며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매년 광복절에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했지만, 대통령과 초청 대상자들의 개별 기념 촬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안중근 의사, 의병장 허위 선생 등 대표적인 독립유공자, 이상룡, 김규식, 박은식 선생 등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요요인들의 후손 10명과 특별 기념 촬영을 했다. 임시정부 태극기를 배경으로 후손들이 각 독립유공자의 사진을 들고 촬영했다. 지난 삼일절 기념식에서는 독립운동 시기 태극기들이 여럿 소개됐으며, 이번 오찬에는 그중 임시정부 때 사용되던 것을 사진 촬영 배경용으로 특별 제작했다.
 
19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만세운동을 주도한 이동휘 선생(임시정부 당시 국무총리 역임)의 증손녀 황 옐레나 씨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사진을 찍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영관(94세), 이태원(90세), 이석규(92세) 선생 등 현존하는 애국지사 13명과도 기념 촬영을 했다.
 
이날 오찬에는 새롭게 발굴된 여성 독립유공자 후손 5명도 초청됐다. 서간도 무장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한 독립군 어머니 허은 여사 아들 이항증 씨는 “국가보훈처에서 여성 독립운동가를 새롭게 조명해 어머니께서 독립유공자로 포상됐다. 문재인 대통령 때에 처음으로 여성의 가사노동을 인정한 것이다. 더없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허 여사는 의병장 허위 선생의 후손이자 석주 이상룡 선생 손자며느리다. 허 여사는 1932년 귀국할 때까지 서로군정서 대원들이 입을 군복을 만들어 배급하고 군정서 회의 때 식사를 조달하는 등의 공적으로 서훈을 받았다.
 
여성 독립운동가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202명이 발굴됐으며, 이번 광복절 계기로 26명이 포상된다. 정부 수립 후 포상된 여성 독립유공자는 총 299명이다. 정부는 추후에도 여성 독립유공자 발굴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50명과 대한민국 국적을 새롭게 취득한 독립유공자 5명도 초청했다. 한말 대표적인 의병장 허위 선생 현손인 키가이 소피아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기념식 전날인 13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의병장 허위 선생(대한민국장)은 1907년 9월 일본군과 전투하고 부일인사들을 처단했으며 1908년 13도연합 의병부대를 구성, 13도창의대진소 군사장으로 서울 진격전을 지휘하기도 했다. 소피아 씨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서 뿔뿔이 흩어져 고통과 시련의 세월을 지냈지만 독립운동 명문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늘 잊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계기로 대통령께서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 후식으로는 독립운동가 애환이 담긴 경남 의령지역 특산물 ‘망개떡’이 제공됐다. 망개떡은 의령 출신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 손녀인 안경란 씨가 손수 준비해온 것이다. 안 씨는 “망개떡은 할아버지가 평소 즐겨 드시던 떡으로,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했던 당시 독립 운동가들과 허기를 달래려 나누어 먹던 음식”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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