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허리층 건설사 수주잔고, 한신공영만 '추락'
미래 먹거리 '빨간불'…최문규 대표 경영권 승계도 안갯속
2018-08-20 13:26:36 2018-08-20 13:39:01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한신공영의 수주잔고가 반년만에 10% 넘게 급락했다. 같은 기간 다른 중견 건설사 수주잔고가 대부분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수주잔고 액수도 1년 치 매출액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더 이상 수주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1년 후에 할 일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다른 건설사들은 대부분 2~3년 치 일거리를 비축하고 있다.
 
20일 ‘2018 시공능력평가’ 기준 11위~20위 건설사 중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7개 건설사 수주잔고를 분석한 결과 한신공영만 지난해 말 대비 10%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한신공영의 수주잔고는 2조4002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2조7446억원 대비 12.5% 급락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9843억원이라는 점에서 수주잔고가 1년 정도 일감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신공영이 향후 수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한신공영의 수주잔고는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민간부문에서 수주잔고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민간부문 수주잔고는 2016년 말 1조7457억원, 지난해 말 1조3358억원, 올 상반기 8579억원 등 급락했다. 민간부문에서 수주잔고가 하락하는 이유는 택지공급이 크게 줄어들고,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에서 대형 건설사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신공영이 올해 수주한 도시정비 사업은 지난 5월 839억원 규모의 인천시 간석성락아파트 재개발 사업이 전부다. 한신공영은 1974년 강남구 신사동에 한신아파트, 1976년 신반포아파트를 짓는 등 아파트 분야에서 1세대 회사로 꼽힌다.
 
반면 20위권 내 대부분의 중견 건설사들은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 수주 잔고를 늘렸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말 16조1058억원에서 16조1788억원으로 늘었고, 두산건설도 7조1632억원에서 7조2372억원으로 늘었다. 계룡건설산업도 2조6326억원에서 2조8959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코오롱글로벌도 4조1762억원에서 5조2130억원으로 수주잔고가 상승했다. 단지 태영건설과 한라만 각각 1%, 0.6% 가량 소폭 줄었다.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반도건설과 호반건설산업, 호반건설은 제외했다.
 
한신공영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지난해 4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문규 총괄부사장의 경영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용선 회장의 장남으로 경영권을 물려받을 예정이지만, 수주잔고가 계속 하락하면서 위기를 맡고 있다. 특히 최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최 부사장은 한신공영은 물론, 지주회사인 코암시앤시개발의 주식을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
 
지분 승계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금 조달 방법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2세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합병시키거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키워 승계 자금을 마련한다. 그러나 최 부사장을 비롯해 차남인 최완규 코암시앤시개발 대표 모두 계열사 지분이 부족한 상태다.

한신공영이 2017년 6월에 분양한 청라 호수공원 한신더휴 견본주택.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