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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김이 악을 만났다”…’창궐’ 장동건 vs ‘협상’ 현빈
2018-08-20 14:52:33 2018-08-20 14:52:3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충무로 최고 꽃미남 두 배우가 악에 빠졌다. 악을 위한 악이라기 보단 사실 사연을 품고 있는 악에 가깝다. 그래서 두 배우의 악역 변신이 공감되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조 꽃미남 장동건과 그 계보를 잇는 현빈이 두 주인공이다. 장동건 주연의 사극 ‘창궐’ 그리고 현빈 주연의 ‘협상’이다. 장동건은 데뷔 이후 악역에 가까운 ‘안타고니스트’ 캐릭터를 종종 소화해 왔다. 반면 현빈은 첫 악역 데뷔다.
 
영화 '창궐' 스틸. 사진/NEW
 
♦ 장동건, 그의 악에선 사연이 느껴진다
 
충무로 대표 ‘잘생김’을 대변하는 장동건의 연기는 선의 중심이었다. 조각 같은 외모와 사슴 같은 눈망울은 극단적인 선함의 대명사처럼 느껴져 왔다. 보는 관객 입장에서도 그의 얼굴에선 악의 이면 보단 선의 정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과거 데뷔 초기 안방극장 출연작을 보면 장동건에 대한 대중의 니즈(needs)는 거의 완벽한 한 가지였다. 명확한 선악구도 속의 ‘선’이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의가형제’를 통해 사연 있는 안타고니스트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순수한 악의 결정체라기 보단 선의 이면에 도사린 악의 기운을 강제적으로 끄집어 낸 인물에 가까웠다.
 
영화에서도 그의 악역 행보는 비슷한 모습을 이어갔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을 거론할 때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친구’ 속 ‘한동수’는 대표적인 안타고니스트로 각광 받았다. 영화 ‘해안선’에서의 강상병은 불안한 정신 세계 속 후천적 악역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소름끼치게 소화하며 주목을 받은 장동건의 또 다른 대표작 가운데 한 편이다. 이 영화로 장동건은 연기력 논란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영화 ‘태풍’에서의 ‘씬’은 상처 받은 영혼의 악역, ‘위험한 관계’에선 자기 파괴에 들어선 바람둥이, ‘우는 남자’에선 스스로의 선택을 후회하는 한 남자의 폭주를 연기했다. 그의 연기에선 악은 언제나 사연이 담겨 있었다.
 
최근 개봉했던 ‘7년의 밤’은 장동건이 연기했던 악역 가운데 가장 섬뜩한 인물이었다. 원작 소설 속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담고 있었다. 자신의 정한 규칙과 패턴의 어긋남을 견디지 못하는 인물의 예민함과 날카로움이 그대로 스크린에 투영되는 듯 했다. 오는 10월 중순 개봉 예정인 ‘창궐’ 속 ‘김자준’은 더욱 더 악에 가까워진 인물이다. 조선 사대부로서 권력 지향 정점 자리하고 있다. 왕권을 능가하는 권력을 손에 쥔 그는 ‘야귀’를 통해 시대적 혼란을 야기하고 이를 계기로 정권 찬탈까지 노린다.
 
투자 배급사 NEW 관계자는 “장동건의 존재감은 ‘창궐’의 강력한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면서 “사연을 최대한 배제한 채 그동안 장동건이 연기해 왔던 악역과는 그 색깔과 톤 자체가 다른 강력한 캐릭터가 될 전망이다”고 소개했다.
 
영화 '협상'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 현빈, 그가 악역에 빠진 이유
 
어떤 캐릭터, 어떤 스토리이든 자신만의 색깔과 매력을 담아내 오던 ‘현빈’. 그가 데뷔 첫 악역에 나선다. 영화 ‘협상’에서 그는 사상 최악의 인질범인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를 연기한다.
 
이미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을 통해 여심을 사로잡으며 전국에 ‘현빈 신드롬’을 일으켰던 현빈이다. 이후 영화 ‘역린’을 통해 고뇌하는 정조, ‘공조’에선 신념을 지키는 과묵한 북한 형사, ‘꾼’에선 지능형 사기꾼 등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독보적인 매력과 색깔을 투영시켜 왔다. ‘협상’에선 도저히 현빈이라곤 상상하기 힘든 존재감과 이미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공개된 예고편 영상 만으로도 ‘역대급 변신’이 점쳐진다.
 
그가 맡은 ‘민태구’는 태국에서 한국 기자와 경찰을 납치한 뒤 이유도, 목적도, 조건도 없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인 장본인이다. 또한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 조직 무기 밀매업자이며 감정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으로 자신의 속내는 내비치지 않은 채,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을 코너로 몰고 가는 인물이다.
 
‘협상’ 제작을 맡은 JK필름 수장인 윤제균 감독에 따르면 현장에서 현빈의 모습은 기존의 예측 가능한 악역 범주에서 벗어난 의외성이 돋보이는 캐릭터 구축력으로 스태프들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윤 감독은 “화를 내면서 욕을 하는 현빈의 모습에서 ‘이런 면도 있었나’란 의외성이 돋보였다”면서 “’협상’ 속 현빈의 모습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극찬했다.
 
특히나 장동건 현빈은 ‘창궐’에서 각각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되는 인물로 등장한다. 올 가을 시즌 현빈의 ‘협상’과 장동건의 ‘창궐’ 속 악역 열전이 관객들의 보는 즐거움을 자극할 새로운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의 잘생김과 악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 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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