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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공급과잉에 ODM은 '호황'
진입장벽 낮아져…이종산업 뷰티 진출도 호재
2018-08-20 15:48:41 2018-08-20 15:48:41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화장품 위탁생산(ODM) 기업들이 주문생산이 늘어나는 업태 변화로 때 아닌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화장품 ODM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이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에이블씨엔씨, 클리오, 잇츠한불, 토니모리 등 브랜드숍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과 상반된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보였다. 사진은 코스맥스 연구원들이 판교 R&I센터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코스맥스
 
화장품 ODM 양강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상반기 영업익은 289억원, 4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2%, 13%씩 증가했다. 2분기에는 특히 국내 사업 매출이 좋았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모두 국내 바이어향 매출이 전년보다 40% 안팎으로 성장했고, 코스메카코리아 매출도 60%나 증가했다. 코스맥스의 경우 2분기 국내법인 영업이익(77억원·11%)이 사드 이후로는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코스메카코리아는 사드 이후 로드샵 고객이 공백을 보이면서 홈쇼핑, 온라인 등의 채널에 입지가 강한 고객사에 집중해 시장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59%, 84% 성장하며 796억원, 9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원브랜드숍이 헬스&뷰티(H&B)의 급성장에 위축되면서 토니모리와 에이블씨엔씨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0%, 1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8억원, 64억원에 달해 적자전환했다. 클리오(-10억원), 에뛰드(-76억원)도 적자로 돌아서는 등 원브랜드숍의 상반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암울했다. 중국인 소비 공백이 생기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도 실적이 감소하면서 기저효과 마저 무색한 결과였다.
 
이종 업종에서의 뷰티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는 것이 ODM 업체들에게는 기회다. 화장품 ODM 비즈니스가 발달하면서 초기 진입장벽이 낮아지자, 계절적 비수기 없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패션 등 이종산업에서의 뷰티시장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과 H&B스토어를 통한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어지면서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신규 고객사들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변화하면서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ODM 업체들의 기술과 상품들이 받쳐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저가 비중이 높은 메이저나 원브랜드 업체들이 고전하는 반면에 ODM 업체들이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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