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한국과 미국간의 시중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과거에도 금리역전의 경험이 있고, 외국인들이 지속 채권을 사들이고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은 1.919%로 마감하며 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월13일 1.916% 이후 가장 낮은 금리이다. 국고채 10년물 역시 전날 2.381%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로 장을 마쳤다.
시중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의 무역전쟁 선언한 이후 증시에 부정적 스탠스가 나타났고, 최근에는 터키발 금융리스크, 고용쇼크 등이 위험자산 기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고용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고, 대외 여건이 대내 성장경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 오히려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연간 동결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국채 강세 현상으로 미국과의 스프레드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연초 한국과 미국의 국채 3년물 금리는 2.119%와 1.973%로 국내가 14.6bp 높았다. 하지만 미국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 현재 스프레드는 미국이 74bp 높은 상황이다. 10년물 역시 미 국채가 44.5bp 높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격차가 벌어지고 있지만 자본유출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진/뉴시스
이로 인해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가 과거 150bp, 100bp 차이가 난적이 있었고 현재 외국인들은 오히려 우리 채권을 사고 있다”면서 “단순히 금리차가 많이 난다고 해서 자본유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한국은행이 지난번 발표했던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은 없었고 경제에 큰 충격이 있어야 유출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자본유출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말 기준 올해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36조4930억원으로 작년 전체 순매수액 34조1000억원을 웃돌았다. 외국인의 채권보유 잔고 역시 112조43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한미간의 금리격차가 지속 벌어지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있다. 김지만 연구원은 “유일하게 미국만 기조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뿐 미국을 제외한 주요 7개국(G7)의 금리는 1%대 수준”이라며 “일본도 30년 정도 미국보다 금리가 낮았는데, 국내도 금리역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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