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 오른쪽 다리에 장애가 있는 A씨(55)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눈마저 차츰 안보이게 되면서 직장을 잃었다. 실직 후 신용카드 대금과 할부 대금을 오랫동안 연체한 A씨는 공공근로로 일해도 고시원 방값과 식비를 제하면 남는 게 없어 빚을 갚을 수 없었다. A씨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의 도움을 받아 2015년 9월 파산면책 결정을 받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 현재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A씨는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작게나마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가계부채로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 4554명에게 가계부채 1조413억원을 면책 지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28일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83명이 3908억원의 채무조정을 접수했으며,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607명이 825억원을 신청했다. 2013년 7월 개소한 센터는 ‘가계부채 문제는 복지가 답’을 내걸고 빚 때문에 고통 받는 시민에게 복지적 해법을 선도적으로 제시해 왔다.
센터는 채무자 유형별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 개소 이후 5년간 2만7000여명에게 8만8670건의 상담 솔루션을 제공했다. 단순히 채무조정 지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용복지플러스센터, LH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빚 때문에 넘어진 시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주거, 의료, 고용 등 복지 기반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센터는 ▲재무상담, 금융교육 등 가계부채 확대 예방 ▲채무조정 서비스 등 가계부채 규모 관리 ▲시민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 연계 등 금융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마포구 공덕동 서울복지타운에 위치한 중앙센터를 포함해 시청·성동·마포·도봉·금천·영등포·양천·송파·중랑·구로·성북·관악·노원센터 등 14개 지역센터를 두고 있다. 센터 당 2명의 금융·법률·사회복지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복지상담관이 상근하고 있다.
박정만 센터장(변호사)은 “지난 5년 동안 대한법률구조공단을 비롯해 LH,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여러 기관의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와 법률사무소 상생 등 많은 민간단체도 빚 때문에 고통 받는 시민을 돕기 위해 동참해주셨다”면서 “민관의 사회적 연대와 우정을 더욱 공고히 다져서 서울시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가계부채TF 소속 국회의원들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에서 부실채권 파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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