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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의장, 구속 위기 모면…삼성, 안도의 한숨
2018-09-12 09:04:53 2018-09-12 09:23:12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혐의로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를 받았던 이상훈(63)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구속 위기를 모면했다. 재판부는 이 의장의 혐의 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며 영장을 기각시켰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수사중인 사안이어서 할말이 없다"면서도, 의장의 구속으로 우려했던 경영 공백 위기를 벗어나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지난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 중심으로 노조가 만들어지자, 삼성전자가 '즉시대응팀'을 구성해 노조와해 공작을 편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이었던 이 의장은 노조 와해 공작과 관련해 지시를 내리거나,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검찰이 이 의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하고 이날 밤 11시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의장은 '삼성의 2인자'로 불릴 정도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거쳐 2012년부터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검찰은 앞선 지난달 목모(54) 삼성전자 전 노무담당 전무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지만, 강모(54) 전 미래전략실 부사장의 구속에는 실패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검찰이 이날 최고위급 인사인 이 의장의 신병 확보에도 실패하면서 향후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의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삼성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장의 구속이 이뤄질 경우 경영 공백 상황을 우려하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과 삼성웰스토리 등의 노조 측에서도 사측의 노조와해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계열사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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