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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세 'EMP 펀드'…국내는 아직 '걸음마'
"해외 주식투자 수요 늘면 주목받게 될 것"
2018-09-12 15:24:16 2018-09-12 17:02:55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전 세계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가 성장하면서 ETF를 담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펀드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나, 해외 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EMP펀드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EMP펀드는 31개로, 설정액은 2656억원이다. 이 중 13개가 올 들어 설정된 펀드다. 연초이래 EMP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365억으로, 전체 설정액의 절반 정도에 육박한다. 아직은 성장 초기에 있는 펀드로 분류된다. 펀드별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삼성EMP코리아알파펀드'가 500억원 남짓한 수준에 불과하다. EMP펀드의 평균 설정액은 86억원 정도다. 
 
 
시장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펀드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EMP펀드 자체의 선호도보다는 연기금 등에서 분산투자를 위해 투자에 나선 영향 때문이다. 작년 10월 공무원연금이 기관 중 처음으로 EMP펀드에 1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한 이래 올해 1000억원을 추가 투자했고, 우정사업본부도 2000억원을 EMP펀드에 투자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저렴한 수수료와 안정적 수익률 등으로 기관이나 개인이 모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이긴 한데 아직은 개인들에게는 인지도 면에서 낮다"며 "그렇기에 기관이 우선적으로 접근하게 된 것이지, 더 좋아할 만한 구조를 가진 상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MP펀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ETF 시장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왔다. EMP펀드는 ETF를 활용한 자산배분 수요 증가와 글로벌 자산운용업계 전반의 보수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제고 노력 등에 영향을 받았다. 올 3월 기준 미국 EMP펀드 운용자산 규모는 1219억 달러(한화 약 138조원)로, 2011년 9월에 비해 263% 성장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EMP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그렇게 큰 상황은 아니다. 그보다는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를 누릴 수 있는 ETF 직접 매매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해외 투자에 나설 경우 분산투자에 대한 심리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주식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EMP펀드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보경 펀드온라인코리아 부사장은 "EMP펀드의 강점은 낮은 변동성이다. 국내에서 보수적인 펀드 투자자가 빠르게 이동해 갈 만한 매력이 부각된 상품은 아니다. 그러나 해외 투자가 활발해진다면 선진국이나 이머징시장의 ETF를 담은 EMP펀드가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EMP펀드는 포트폴리오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지게 돼 있다는 점에서 해외의 경우처럼 ETF 포트폴리오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제공하는 ETF 전략가(Strategist)의 역할이 국내에서도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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