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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하청기사 직접고용 막차 탄다…노조 "일괄 직접고용 보장해야"
유플러스-하청업체 노조, 직접고용 논의 착수…SK브로드밴드 방식 적용
2018-09-18 17:04:05 2018-09-18 17:04:05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LG유플러스와 하청업체 노조가 자회사를 설립,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현재 첫 발을 뗀 단계로 현실화까지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LG유플러스가 계획대로 설치·수리 업무를 직접 운영할 경우, 방송·통신업계의 외주화 흐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하청업체를 단계적으로 인소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소싱은 아웃소싱(외주화)의 반대 개념으로, 하청업체에 맡긴 업무를 원청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서울 모처에서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인소싱 의사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LG유플러스 인사팀과 홈서비스팀의 임원(전무급)과 노조 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날 하청업체 설치·수리기사들을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 일부 서비스센터를 직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 출범을 2020년 1월까지 마치고 기사 채용도 마무리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청업체 기사들이 원청이 직영 운영하는 홈서비스센터로 소속을 옮기게 되며, 고용 형태도 논란이 됐던 간접고용에서 직접고용으로 전환된다.
 
이 같은 방안은 앞서 SK브로드밴드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직접고용한 방식과 유사하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7월 자회사 홈앤서비스를 설립, 하청업체 직원 4600여명을 직접고용했다. 하청업체가 맡던 홈서비스센터 98곳과는 위탁계약을 해지했고, 나머지 5곳은 올해 해지했다. SK브로드밴드가 전국의 홈서비스센터를 직접 운영하기까지 1년이 걸린 셈이다. 앞서 KT는 2015년 자회사 KTS를 설립해 하청업체 직원 4000여명을 직접고용했다.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가 17일 본사 앞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민주노총
 
노조는 LG유플러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1박2일의 노숙농성을 진행했다. 직접고용 규모가 명확하지 않고, 하청업체 기사 일부만 직접고용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반대 이유다. 외주화로 인한 갈등이 여전하지만 노사문제가 해결된 듯한 여론이 형성되는 점도 노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노조는 2300명의 기사를 일괄적으로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노사에 따르면 하청업체 기사의 직접고용 가능성은 이전보다 한층 높아졌다.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수차례 만나 직접고용과 관련한 이견을 좁혔다. LG유플러스는 당초 직접고용 대신 하청업체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다 최근 자회사를 설립해 직접고용하는, 진일보한 제안으로 물러섰다. 외주화로 인한 편익보다 직접고용의 이득이 비등해진 것도 회사가 이 같은 제안을 한 배경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하청 직원 1800명은 지난 7월 직접고용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협상이 잘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업계의 고용 형태도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고용을 추진하면서, 외주화 흐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IPTV 3사 중에 수리업무를 외주화한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티브로드, CJ헬로비전이 외주화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일부 지역만 외주화했다. 외주화는 하청 노동자와 직접고용 관계를 맺지 않아 노사분규 또는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다. 반면 하청 노동자는 위탁계약 기간이 갱신될 때마다 고용불안을 느끼고, 임금인상이 더디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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