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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경협사업 시동…특기분야 강점 내세워
토지조성·지뢰제거 등 전문화…현대산업개발·태영건설 등 분주
2018-09-18 15:49:12 2018-09-18 15:49:12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경제협력 사업의 진전된 사안이 제시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선 이 같은 경협을 통해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한 일감 부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북정상회담 시작일인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화원영빈관으로 이동하며 카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연이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구체적인 남북 경제협력 사업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 도로 등 SOC(사회간접자본) 분야부터 토지조성, 지뢰제거 등 세부적인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개성공단 잔여 부지와 신의주 등 경제 특구에서의 토지조성 사업이 건설사들의 주요 먹잇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실시된 개성공단 사업에서도 현대아산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미개발 상태의 나대지를 정비했다. 이런 토지조성사업은 LH 등이 모두 담당하기에는 부담이 커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이 있는 건설사들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도시개발에 강점을 가진 HDC현대산업개발과 태영건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회사로 재편해 땅 매입부터 설계 등 디벨로퍼로서 전 역량을 강화키로 했다. 더욱이 HDC그룹의 정몽규 회장이 전국경제인엽합회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되며 향후 남북 경협 사업을 진두진휘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전략기획팀에서 경협 사업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북한 시장이 변하게 되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등을 기획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역시 군부대 이전 사업과 도시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건설사인 만큼 향후 토지조성사업 참여 확률이 높다. 태영건설은 지난 2015년에 창원39사단과 전주 37사단 부지를 도시개발하는 유니시티, 에코시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남북 경협에 대한 추이를 지켜보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개발사업이나 군부대 이전 사업은 강점이 있어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희건설은 지뢰제거 사업으로 남북 교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서희건설은 지난 6월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외 지뢰제거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뢰제거연구소가 경의선철도와 남북도로연결 사업 등에서 지뢰를 제거한 경험이 있는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현충일 추념사에서 비무장지대(DMZ) 유해발굴 사업 추진을 발표하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한편 지난 41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며 태스크포스(TF) 등을 운영해온 건설사들 역시 차근차근 경협 준비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과거 경수로 사업과 체육관 건립 경험을 바탕으로 경협 현장에 있었던 임직원을 활용해 향후 남북 경협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또 가장 발 빠르게 TF 구성에 나섰던 대우건설은 관련 인원을 충원하고, 과거 90년대 김우중 회장의 대북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남북 경협이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와 야당의 4·27 판문점 선언의 비준 동의 없이는 차질을 빚을 우려가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미국의 대북제재가 풀려야 협력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또한 강대국 간의 이권이 개입돼 있어 한국 기업이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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