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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남북협력기금사업 '평양공동선언'에 탄력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자금 지원 확대…미 대북제재는 걸림돌
2018-09-20 17:15:24 2018-09-20 17:15:24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지난 19일 발표된 '평양 공동선언'에 남북경제협력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면서 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남북협력기금 사업도 힘을 받고 있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문화예술 교류 등 공동선언문에 언급된 경제협력 내용은 현재 수출입은행이 기금으로 운용하는 사업과 무관치 않다. 수출입은행 측은 앞으로 남북경협이 가시화 된다면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공동 사업모델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일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평양공동선언문에 명시된 내용은 모두 수출입은행 경협 기금 사업과 관련 된 것"이라며 "대북제재 해제란 과제가 남았지만 향후 남북경협 사업 재개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발표된 평양공동선언문에는 남북경협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평양공동선언문에 따르면 남북은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정상화시키고, 서해경제공동 특구, 동해관광 공동 특구를 조성하는 데 협력키로 했다. 문화·예술분야도 활발히 교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내용들은 지난 4.27 판문점 선언문에는 없던 것들로, 점차 남북관계가 해빙 무드로 돌입하면서 남북경협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간 잠정 중단됐던 수출입은행의 남북경협 사업도 실현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평양공동선언문에 명시된 내용들이 대부분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경협 사업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출입은행은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 평양공동선언문 계기로 개성공단이 재가동 된다면 수출입은행의 자금지원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이후 중단됐던 수출입은행의 금강산 관광 사업도 마찬가지다. 공동선언문에 금강산관광 정상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재가동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출입은행은 2008년 이전까지 주민왕래지원 사업으로 금강산 관광객 경비를 지원해왔다. 또 남북 문화·학술·체육협력 부문도 지원하고 있어, 향후 정부의 남북경협 정상화에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조성한 남북협력기금도 최근 증가하는 모습이다. 통일부 남북협력기금 통계에 따르면 기금 총 조성액은 2014~2016년까지 3000억원 대였지만, 2017년 들어 9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출입은행은 통일부로부터 기금 운용을 위탁받아 사업을 집행한다. 
 
수출입은행은 앞으로 남북협력 사업이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남북경협 사업이 가시화된다면 새로운 경제도약의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대륙과 연결돼 동북아 경제협력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남북경협은 궁극적으로 남북이 윈-윈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고 성공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남북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 관계자는 "남북공동선언으로 경협이 기대된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를 전제조건으로 하는 말"이라며 "남북경협은 북미 정상회담 등 북한과 미국의 외교관계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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